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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트라이트] 박용성 두산 회장

[스포트라이트] 박용성 두산 회장

기사승인 2009. 02. 23.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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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인 25년만에 대한체육회장 맡은 'Mr 쓴소리'
박용성(69) 두산그룹 회장이 제 37대 대한체육회장에 선출됐다.
기업인이 체육계 수장인 대한체육회장에 오른 것은 1982∼1984년까지 체육회장을 맡아 서울올림픽을 유치했던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에 이어 25년 만에 처음이다.

박 회장은 지난 19일 서울시 광진구 광장동 쉐라톤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대한체육회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이뤄진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 50표 가운데 26표를 획득, 신임 체육회장에 선출됐다.

박 회장은 이에 따라 2013년 2월까지 4년 동안 대한체육회를 이끌게 됐다. 대한체육회장은 급여가 지급되지 않는 무보수 명예직이다. 박 회장은 또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위원총회에서도 규정에 따라 위원장으로 추대될 예정이다.

이번 대한체육회장 선거는 역대 최다인 8명의 후보가 출마한 가운데 진행됐다. 경력과 조직력 면에서 가장 앞선 박 회장은 나머지 후보들의 집중적인 견제를 받았지만, 가맹경기단체 대의원들의 지지를 발판으로 회장에 당선됐다. 대의원들을 직접 찾아다니는 과감하고 적극적인 득표 전략이 주효했다.

박 회장의 경력은 화려하다. 두산 회장과 중앙대학교 이사장을 맡고 있다. 과거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국제상업회의소(ICC) 회장도 지냈다. 또한 스포츠계에서도 국제유도연맹(IJF) 회장, IOC 위원 등을 역임했다.

박 회장은 지난 1982년 한국 스포츠 발전을 위해 대한유도회 부회장을 맡아달라는 부탁을 받고 체육계에 첫 발을 내디뎠다. 이후 대한유도회 회장을 거쳐 세계유도연맹 회장에 있으면서 유도뿐 아니라 IJF 행정 능력도 향상시켰다. 컬러 유도복 도입 등을 통해 유도에 대한 관심을 한층 높이기도 했다.

또한 유도경기 방송 스폰서 확보로 IJF의 재정자립 기반을 마련했다. 그는 이러한 공헌을 인정받아 2002년 IOC 위원에 선출됐다. 이로써 박 회장은 김운용 전 IOC 부위원장에 이어 국제경기연맹과 IOC 위원, 국가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을 모두 거치는 두 번째 국내 체육인이 됐다.

박 회장은 변화를 중요시한다. 그는 지난 90년대 중반 한국에서는 구조조정이라는 단어조차 생소했던 시절 과감히 구조조정에 나서 두산을 탈바꿈시켰다.

올해 창립 113년째를 맞는 두산그룹은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이다. 국내 소비재산업을 대표해 온 두산그룹은 1990년대 중반부터는 적극적인 구조조정과 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해 산업재 기업으로 변신하는 데 성공했다.

2007년에는 51억 달러(약 5조3550억 원) 규모의 중장비업체 밥캣 등 미국 잉거솔랜드의 3개 사업부문을 인수하는 등 명실상부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했다.
‘최고(最古) 기업’이라는 명함에 안주하지 않고 위기를 ‘변화’의 기회로 삼은 박 회장의 판단이 오늘의 두산그룹을 만든 것으로 재계는 평가한다.

그룹 내 핵심 의사결정은 고(故) 박두병 두산그룹 초대 회장(박승직 창업주의 아들)의 3남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 4남 박용현 두산건설 회장, 5남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의 협의를 거쳐 진행된다. 이 중 박용성 회장이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고 있다. 맏형인 박용곤 명예회장은 현재 2선에서 조언자 역할을 하고 있다.

신생 기업 인수는 박 회장이 대부분 주도했다. 2001년 한국중공업(현 두산중공업), 2003년 고려산업개발(현 두산건설), 2005년 대우종합기계(현 두산인프라코어), 2006년 영국 미쓰이밥콕(현 두산밥콕) 등의 인수가 그의 ‘작품’이다.

두산은 강력한 구조조정을 통해 확보한 경쟁력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소비재에서 산업재로 완벽하게 변신시켰다. 이를 통해 96년 매출 3조9000억원에서 2008년 매출 23조원으로 무려 6배 가까이로 키웠다. 두산은 올해 매출을 25조원 안팎으로 잡고 있다.

중앙대학교 이사장이기도 한 박 회장은 중앙대학교를 세계 유수의 대학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하기 위해 과감한 개혁을 시행하고 있다. ‘연구 부문에서 탁월한 성과를 내며 우리 사회가 가장 선호하는 인재를 배출하는 대학’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다. 무엇보다 중앙대학교가 안정적인 재정 자립을 바탕으로 선순환 구조 구축하는 데 중점을 두고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두산에 인수된 후 중앙대는 안성캠퍼스를 팔고 경기도 하남시에 새로운 캠퍼스를 설립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기업 관점에서 보면 사업 구조조정이 이루어지고 있는 셈이다.

교수들의 호봉제를 폐지하고 연봉제를 도입해 긴장하고 있다. 열심히 연구하고 가르치는 대학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매년 자동으로 올라가는 호봉을 없애고, 제로베이스에서 업적과 실력을 평가한다는 것이다.

학생들에게도 변화는 필수다. 올해 신입생부터 기초회계학을 교양필수과목으로 정했다. 박용성 재단 이사장의 아이디어다. 전공대로 취직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고, 어떤 회사에 들어가도 가장 먼저 부닥치는 문제가 회계다. 그걸 해결해 주려는 취지다.

박용성 회장에게 ‘Mr.쓴소리’라는 별명이 붙어 있다. 대한상의 회장 시절 옳다고 생각하면 거침없이 말했기 때문이다. 국내 체육계에서는 강력한 추진력에 변화를 중요시하는 박용성 회장이 대한체육회 회장으로서 한국 체육을 한단계 발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취미를 즐긴다. 등산과 독서, 여행을 좋아하며 컴퓨터광에다 CD 2만장을 소장하고 있는 오디오 마니아이기도 하다. 전문가 못지않은 사진 촬영 감각으로 수만 장의 슬라이드 필름을 직접 촬영, 보유하고 있다. 2005년부터는 자신이 찍은 사진으로 달력을 만들어 배포하기도 했다.

대기업 총수임에도 격이 없고, 소탈한 면모도 보인다. 해외 출장 때는 점심을 햄버거나 샌드위치로 곧잘 해결하는가 하면, 사진 촬영 때는 작업복 차림에 혼자 산을 누비곤 한다.

<박용성(朴容晟) 회장 이력>

- 1940년 서울 生
- 경기고, 서울대학교 경제학과, 뉴욕대학교 경영대학원 졸업

- 경 력
1973. 한국투자금융주식회사 상무
1984. 동양맥주주식회사 대표이사 사장
1986. 대한유도협회 회장
1995. 국제유도연맹(IJF) 회장
2000.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2001. 두산중공업 회장(現)
2002. IOC 위원
2004. 국제상업회의소(ICC) 회장
2007. 두산 회장(現)
2008. 중앙대학교 이사장(現)
2009. 제37대 대한체육회장(現)

- 상훈 및 저서
1986. 대한민국 체육훈장 맹호장 수상
1987. 은탑 산업훈장 수상
1988. 대한민국 체육훈장 청룡상 수상
1989. 대한민국 체육상 (진흥부문) 수상
1993. “꿈을 가진 자만이 이룰 수 있다” 집필
1996. 금탑 산업 훈장 수상
1998. IOC 스포츠 윤리상 수상
2000. 벨기에 왕립 훈장 수상
2001. 국채 보상 운동 기념 사업회 제 2회 서상돈 상 수상
2003. 프랑스 슈발리에 명예 훈장 수여(Chevalier de la Legion d‘ Honneu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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