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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3구 몰표…오세훈 서울시장 재선

강남 3구 몰표…오세훈 서울시장 재선

기사승인 2010. 06. 03.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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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섭 기자] 오세훈 한나라당 후보가 서울시장에 극적으로 당선했다. 한명숙 민주당 후보에 새벽까지 뒤졌으나 강남 3구의 몰표에 힘입어 막판 역전에 성공했다. ‘지옥’까지 다녀온 승리였다. 서울 시장에 재선하면서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입지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

지난 2006년과 달리 거의 자력으로 승리를 거뒀고, 구청장 선거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음에도 불구, `오세훈 효과‘를 일으키며 승리의 주역이 됨으로써 사상 첫 재선 서울시장으로서 정치적 입지 확대를 이룬 것으로 보인다.


기초단체장 228개 선거구에서도 민주당이 91곳에서 승리한 반면 한나라당은 83곳의 승리에 그쳤다. 무소속이 36곳을 석권했고, 자유선진당이 13곳에서 이겼다. 민노당이 3곳, 국민중심연합과 미래연합이 각각 1곳에서 승리했다.

또 민주당은 서울의 25개 구청장 가운데 21개를 가져갔다. 4년전 지방선거에서 25개 구청장을 싹쓸이했던 한나라당은 강남권 3곳과 강북의 중랑 등 4곳만 이기며 체면을 구겼다.

16개 교육감 선거에서는 서울.경기를 비롯 6곳에서 진보성향의 후보가 당선됐으며 나머지 10곳은 보수성향의 후보가 승리했거나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권은 당초 이명박 정권의 반환점에서 치러지는 이번 선거에서 50%에 육박하는 대통령 지지율과 천안함발 ‘북풍’(北風) 등에 힘입어 압승을 기대했다. 하지만 민심은 한나라당의 독주를 견제하는 것으로 나타나 여권의 후반기 국정운영은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수도권 ‘빅3’의 경우, 전체 개표가 진행된 서울은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47.5%)가 민주당 한명숙 후보(46.8%)를 눌렀고, 경기는 한나라당 김문수 후보(52.3%)가 유시민 야권단일 후보(47.7%)에, 인천은 민주당 송영길 후보(53.0%)가 한나라당 안상수 후보(44.1%)에 각각 승리했다.

충청권의 경우 충북은 민주당 이시종 후보(51.2%)가 한나라당 정우택 후보(45.9%)를 앞섰으며, 충남은 민주당 안희정 후보(42.5%)가 자유선진당 박상돈 후보(39.8%)를 이겼다. 대전은 자유선진당 염홍철 후보(46.7%)가 한나라당 박성효 후보(28.5%)에 압승했다.

접전지역으로 분류됐던 강원은 민주당 이광재 후보(53.4%)가 한나라당 이계진 후보(46.6%)에 승리했고, 역시 박빙의 접전을 펼쳤던 경남은 무소속 김두관 후보(53.5%)가 한나라당 이달곤 후보(46.5%)를 이겼다. 제주는 무소속 우근민 후보(41.4%)가 또다른 무소속 후보인 현명관 후보(40.6%)를 따돌리고 당선됐다.

영남권의 경우, 대구는 김범일 후보, 경북은 김관용 후보, 울산은 박맹우 후보, 부산은 허남식 후보 등 한나라당 후보가 사실상 승리를 확정지어 텃밭을 지켰으며, 호남은 광주 강운태 후보, 전북 김완주 후보, 전남 박준영 후보 등 민주당 후보가 싹쓸이했다.

한나라당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민주당이 약진한 것은 선거 막판 ‘북풍’의 기운이 약해지고 오히려 역풍이 일면서 정부 여당에 대한 견제심리가 확산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55%에 육박하는 높은 투표율에 비춰 젊은 층이 투표장으로 대거 나와 야권 후보에 표를 던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이 약진함에 따라 이명박 정권 후반기의 정국 흐름이 크게 바뀔 전망이다.

우선 여권은 세종시 수정과 4대강 사업, 헌법개정 등 현정권 후반기 역점과제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과 일정 부분 타협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충청민심이 여권에 등을 돌린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세종시 수정 추진이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이 대통령이 선거결과에서 확인된 ‘견제와 균형’ 요구의 민심을 수렴해 국정운영 방식에 변화를 줄지도 주목된다. 개각을 비롯한 여권 전체의 인적.국정쇄신 등이 있을지도 관심이다.

한나라당의 경우, 선거가 고전을 면치못한 것을 놓고 정몽준 대표 체제가 책임론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그 경우 당은 7월초로 예정된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경쟁의 소용돌이로 빠져들고, 여권의 정치지형은 변화가 예상된다.

반면 야권은 지방권력을 크게 차지하는 약진을 발판으로 2년반 뒤 대선가도에 의미있는 길을 닦은 것으로 평가된다. 민주당 선거를 진두지휘한 정세균 대표는 8월 전당대회에서 재신임을 얻어 차기 대권주자의 한명으로 부상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친노(親盧.친노무현) 진영이 광역단체장 중 3곳에서 승리, 세력화에 성공하며 정국의 한 축으로 떠오름에 따라 파괴력이 주목된다.

한편 6.2 지방선거 투표율은 54.5%로 잠정집계되며 1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제1회 지방선거가 치러진 1995년(68.4%) 이래 최고로 높은 투표율이자 역대 두 번째이자 1998년 제2회 지방선거(52.3%), 2002년 제3회 지방선거(48.8%), 2006년 제4회 지방선거(51.6%) 투표율을 모두 뛰어넘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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