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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연 접대 받은 유력인사들 처벌 가능할까

*장자연 접대 받은 유력인사들 처벌 가능할까

최석진 기자 | 기사승인 2011. 03. 09.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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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입증가능성…법조계 내부서도 의견 엇갈려
편지의 증거능력, 신빙성 여부가 관건


                    고(故) 장자연씨와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올라온 장자연 리스트 
[아시아투데이=최석진 기자] 술접대와 성접대를 강요받았다는 내용이 담긴 탤런트 고(故) 장자연씨의 자필 편지가 공개되면서 2년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소위 ‘장자연 리스트’가 다시 주목을 끌고 있다.

당시 장씨의 전 소속사 대표 김모씨로부터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과 검찰의 수사를 받았지만 결국 사법처리를 면했던 유력인사들이 과연 이번엔 법의 심판을 받을 수 있을지 국민적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접대를 한 사람이 사망한 가운데 접대를 받았다는 사람이 혐의사실을 부인할 경우 유죄입증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 현직 판·검사들의 중론이다.

◇강요죄 공범, 배임수재죄 성립가능성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들에게 적용 가능한 범죄로는 우선 강요죄를 들 수 있다.

강요죄란 폭행이나 협박을 통해 상대방이 원하지 않는 의무 없는 일을 하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만약 이번에 재수사가 이뤄져 김씨에게 강요죄 성립이 인정될 경우 김씨로부터 접대를 받은 사람들도 공동정범 내지 협의의 공범(방조범)으로 처벌될 수 있다.

이는 물론 접대를 받으면서 그것이 김씨의 폭행이나 협박 등에 의해 강제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서도 이를 묵인하고 접대에 응했을 경우일 때만 가능한 얘기다.

하지만 우선 김씨에 대해 강요죄가 성립하는지부터가 문제다.

김씨를 강요죄로 처벌하기 위해서는 김씨가 장씨를 원하지 않는 술접대 등에 내보내기 위해 폭행이나 협박을 했다는 사실이 입증돼야 한다.

단지 평소에 폭행을 일삼았다는 정도로는 사법처리가 곤란하다.

또 연예인으로서 성공하기를 원했던 장씨가 방송국 프로듀서(PD) 등 방송관계자와 친분을 쌓기를 원했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장씨가 원해서 참석한 술자리와 강요에 의해 불려나간 술자리를 어떻게 구별할 수 있겠냐’는 지적도 있었다.

실제 2009년 수사 단계에서 경찰과 검찰은 김씨의 강요죄 성립을 검토했지만 결국 기소 단계에서는 강요죄가 아닌 단순 폭행과 협박 혐의만을 적용했다.

또 하나 검토할 수 있는 범죄는 배임수재죄다.

이는 공무원이 직무와 관련해 뇌물을 받을 때 수뢰죄가 성립하듯이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공무원 아닌 일반인이 부정한 청탁과 함께 금품 등을 받았을 때 성립되는 범죄다.

술접대 등 향응을 제공받는 것은 물론 성관계 자체도 ‘이익’의 제공으로 봐 뇌물죄에서의 뇌물에 해당한다는 것이 우리 판례다.

또 대법원은 방송국 PD가 특정가수의 노래를 자주 틀어달라는 부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경우에 배임수재죄를 인정한 바 있다.

물론 이에 대해서도 이견은 있다. 검사 A씨는 “룸싸롱 같은 곳에서 대가를 지불하고 성접대를 한 게 아니라는 점에서 배임수재죄가 성립할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뇌물죄에서의 뇌물이 재산적 이익 외에 향응이나 성행위 등 일체의 유형·무형의 이익을 포함하는 반면 배임수재죄는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을 취득할 것을 요건으로 하기 때문이다.

◇자필편지, 과연 증거능력 있을까

기억 속에서 점점 잊혀져가던 사건을 다시 수면위로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던 장씨의 자필편지는 과연 재판에서 유죄의 증거로 사용될 수 있을까?

어찌 보면 이번 재수사의 성패를 좌우할 가장 중요한 문제가 바로 편지의 증거능력 문제다.
이에 대해서는 판·검사들 간에 의견이 갈렸다.

검사 A씨는 “편지를 쓴 당사자가 사망해서 법정에 나와 ‘내가 직접 쓴 게 맞다’고 진술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접대를 받았다는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측이 증거 채택에 ‘부동의(不同意)’ 해버리면 결국 휴지조각이 될 것”이라며 편지에 기재된 내용만을 기초로 형사처벌하기엔 부족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또다른 검사 B씨는 “일단 정확한 필적감정을 통해 장씨가 직접 쓴 게 맞다는 것이 입증돼야 한다. 필적감정은 유전자검사 등과는 달리 의뢰인 측의 입맛에 맞는 결과가 나오는 경우가 많다”며 “검찰에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나 대검과학수사센터의 감정이 나와야 신뢰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B씨는 “장씨가 직접 작성했다는 사실이 입증된다면 편지에 기재된 내용을 유죄의 증거로 삼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판사 C씨는 “편지의 경우 피의자 신문조서와는 달리 정황에 의해 증거능력이 인정될 수 있다”며 “특히 작성자가 사망한 경우 일기장이나 유서 등에 증거능력을 인정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C씨는 “하지만 편지의 증거능력이 인정된다 해도 그 내용의 신빙성을 인정하는 문제는 또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판사 D씨는 “이 사건처럼 당사자가 사망한 경우 특신상태(特信狀態. 특별한 신빙성이 인정되는 상태)의 일정한 요건이 갖춰질 것을 전제로 증거능력이 인정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특신상태-진술내용이나 조서 또는 서류의 작성에 허위개입의 여지가 없고 그 진술내용의 신용성이나 임의성을 담보할 구체적이고 외부적인 정황이 있어 그 자체로 신용성이 인정될 수 있는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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