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4조2교대 빠르게 안착… 산업계 확산 주목

연간 휴무일 103일→190.5일로 증가, 연간 근무 1920시간 동일

송영택 기자]포스코가 시행하고 있는 4조2교대 근무제가 빠르게 안착하면서 정유, 자동차 등 24시간 연속근무를 실시하는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4조2교대란 근무조를 4개조로 나눠 2개조는 주·야간 12시간 씩 근무를 하고 나머지 2개조는 쉬는 근무형태를 말한다. 즉 A, B, C, D로 나눈 4개조 중 각 조가 월~화요일 이틀은 주간근무, 수~목은 야간근무를 하고 금요일부터 월요일까지 4일을 쉬는 것이 순환되는 구조다. 조별로 8일을 기준으로 4일은 12시간 씩 주야간 근무를 하고 4일은 쉬는 근무제도다. <표 참조>

주간근무는 07시부터 19시까지, 야간은 19시부터 다음날 07시까지 12시간씩 근무를 하게된다. 

기존 4조3교대는 20일을 기준으로 8시간씩 5일동안 근무를 하고 1~2일을 쉬는 근무형태이다. 

따라서 4조2교대의 경우 일하는 날에는 8시간보다 많은 4시간을 일하지만 연간 휴무일은 103일에서 190.5일로 대폭 증가한다. 연간 근무시간은 4조3교대의 1920시간과 같다.   

포스코는 지난해 7월부터 포항제철소, 광양제철소 등 생산라인에서 4차에 걸쳐 4조2교대 근무제를 6개월 단위로 시범적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시범운영이 끝난 부서에서는 직원들의 투표로 의사결정을 물어서 본격시행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8월 23일로 3차 시범기간이 끝난 포스코의 30개 과/공장 교대근무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찬반투표에서 92.1%가 찬성해 4조2교대 본시행에 들어갔다. 포스코는 4차 시범기간이 끝나는 10월 이후 교대대상 부서 전체에서 4조2교대로 전환할 방침이다.

4조2교대를 실시하면서 나타나는 가장 커다란 변화는 직원들이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는 것이다. 또 충분한 휴식으로 에너지 재충천과 함께 자기계발에 투자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경쟁력을 더욱 높여갈 수 있다는 것이 긍정적인 점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 1998년 국내 처응으로 4조2교대를 도입한 유한킴벌리의 경우 기저귀 생산량이 제도 시행전 시간당 2만5400개에서 지난해 5만3000개까지 두 배 가량 생산성이 높아졌다. 또 여직원의 합계출산율(여성이 가임기간 낳을 수 있는 평균 자녀수)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1.74보다 높은 1.84를 기록했다.

해외철강 업체로는 미국의 뉴코아, 호주의 블루스코가 4조2교대를 시행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대한제강, 동부제철 등에서 운영중이다. 

이에 따라 24시간 연속근무를 하고 있는 자동차와 정유업계 등으로 4조2교대가 확산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4조2교대가 확산되려면 무엇보다 업계가 우려하고 있는 고용 확대에 따른 인건비 부담 증가와 잔업이나 특근수당이 없어져 임금이 줄어 들수 있다는 노조의 우려를 해소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유업계의 경우 고용확대 부담이 없어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 있으나 안전성 등의 문제가 걸림돌이 되고 있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근무제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이 근무자의 피로도와 피로회복, 안전이다. 그런데 12시간을 근무하면 집중도가 떨어져 안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현재 주야간 2교대 근무를 주간연속 2교대로 전환하는 방안에 대해 생산량, 임금보전 등을 놓고 노조와 협상중에 있다. 주간연속 2교대는 주야간 맞교대로 돌아가며 근무하지만 밤 12시를 넘기지 않는 주간에만 8시간씩 하루 2교대로 돌아가는 근무형태를 말한다. 연간 근무시간은 기존 2350시간에서 1880시간으로 단축된다. 이러한 가운데 현대·기아차가 4조2교대로 전환할 경우 산술적으로 고용을 두배로 늘려야 하는 부담이 따른다. 

한편, 호주의 경우 간호사와 경찰 직종 등이 4조2교대 근무제 효과를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우리나라 유사 직종에도 4조2교대를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