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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제작·후개정’… 의미 없는 국새 규정

‘선제작·후개정’… 의미 없는 국새 규정

기사승인 2011. 09. 09.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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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정에 없는 금속 쓰고 크기 커지자 규격·재질 변경

홍성율 기자] 제5대 국새가 규격과 재질을 지키지 않은 채 제작되고 있어 국새 규정이 있으나 마나 한 것으로 드러났다.

5대 국새 제작 총괄을 맡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규정과는 다르게 규격과 재질을 변경, 제작한 뒤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가 이에 맞춰 관련법을 개정하고 있는 것.

국새는 국사(國事)에 사용되는 관인으로 헌법개정 공포문 전문과 5급 이상 공무원 임명장, 훈·포장증, 중요 외교문서 등에 날인하는데 사용된다.

9일 국새 규정(대통령령 제22508호) 제4조에 따르면 국새의 인면(글자 새기는 부분)은 10.1㎝의 정방형으로 제작해야 한다. 재질은 금으로 하되 경도를 고려해 은·구리 및 아연의 합금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5대 국새 인면은 규정보다 가로·세로가 각각 0.2㎝ 큰 10.3㎝의 정방형으로 제작된다.

또 규정에 없는 희소 금속인 이리듐을 포함해 금합금으로 만든다. 이리듐은 백금계 금속으로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발광다이오드(LED) 등을 제조할 때 사용된다.

이처럼 국새가 규정과 다르게 제작됨에 따라 행안부는 이에 맞춰 규격과 재질을 변경하는 내용의 ‘국새규정 개정안’을 지난 6일 입법예고했다.

주물업계는 이에 대해 행안부가 주물 기술이 없는 KIST에 국새 제작을 맡겼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한 주물업체 대표는 “국새를 규정대로 만들지 못한다는 건 기술이 없다는 것”이라며 “정부가 기술 없는 기관에 국새 제작을 맡기고선 관련법을 개정한다는 건 국가적인 망신”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주물을 쏘면 연마와 광내기 작업 등을 거쳐 크기가 작아진다”며 “크기가 커졌다는 건 주물이 잘못 나왔거나 균열이 생겨 땜을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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