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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부 ‘독도 복속’ 군사거점·출항지 찾았다

이사부 ‘독도 복속’ 군사거점·출항지 찾았다

기사승인 2012. 08. 26.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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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영유권 대립 속 1500년전 축성 토성 강릉서 발견
강원 강릉지역에서 우산국(于山國·울릉도와 독도)을 복속한 신라 이사부(異斯夫) 장군 시대에 축성된 토성(土城)이 발견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그동안 1500년 전 이사부 장군이 우산국을 복속한 것은 역사적 중요한 사실임에도 관련 자료가 부족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런데 이번에 강릉에서 발견된 토성과 토기는 이 지역이 이사부 장군이 우산국을 복속하는 데 있어 군사적 거점이나 출항지였다는 사실을 밝히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이는 독도 영유권을 둘러싸고 한일 양국이 첨예한 대립을 하고 있는 시점에서 나온 것이라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26일 H호텔 발굴조사 전문가 검토회의에 참석했던 학자들에 따르면 국강고고학연구소가 최근 시굴을 마친 강릉시 강문동 옛 H 호텔 신축을 위한 부지에서 흙으로 쌓은 신라시대의 토성이 원형에 가까운 상태로 발견됐다.

6세기 초 축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토성은 지금까지 발견된 신라시대의 토성 가운데 최대급으로 둘레가 1000m에 이르고 원형까지 그대로 살아 있는 형태여서 관련 학계가 흥분하고 있다.

더욱이 토성이 축성된 이 시기는 512년 우산국을 정벌, 울릉도와 독도를 우리 땅으로 복속한 신라의 이사부 장군이 하슬라(옛 강릉) 군주로 있던 시기다.

5∼15cm씩 차곡차곡 흙을 쌓아 조성한 이 토성은 성곽 아랫부분의 외벽과 내벽 사이의 너비를 말하는 기저부가 42∼60m로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백제 풍납토성의 기저부가 43m인 점을 감안하면 그 규모가 얼마나 큰 것인지를 쉽게 알 수 있다.

성을 쌓으면서 흙이 밀려나가지 않게 댄 나무가 아직 그대로 박혀 있으며 성에 불이 나면 이를 끄기 위해 사용했던 집수시설 등의 흔적도 나왔다. 

경사가 급한 곳은 하중을 견딜 수 있게 계단형으로, 암반이 있는 곳은 암반에 턱을 만들어 흙이 떨어져 나가지 않게 했을 정도로 매우 과학적으로 쌓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성 축조에 사용된 흙은 대부분 뻘흙이 많아 인근의 경포호 흙을 옮겨 쌓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런 이유로 이곳이 우산국 정벌에 나섰던 이사부의 군사적 거점임을 입증하는 것은 물론 이사부 함대의 정박지와 출항지가 파도를 피할 수 있고 대관령 등 주변의 울창한 산림에서 목재를 구해 배를 만들고 나무 사자를 손쉽게 만들 수 있었던 경포호나 강문항임을 입증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이사부 장군이 하슬라 군주로 부임한 이후 동해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에 이 토성을 쌓아 군사적 거점을 만들고 배를 만드는 등 우산국 정벌을 위한 준비과정을 거친 뒤 3년 만인 512년 출항해 정벌한 것으로 추측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라는 것이다. 

성곽전문가인 한밭대학교 심정보 교수는 "이 토성은 엄청난 동원 인력과 강력한 힘을 가진 사람이 축성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라며 "그래서 하슬라 군주였던 이사부 장군이 축성하고 이곳을 군사적 거점으로 삼아 우산국 정벌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라고 말했다.

그는 또 "성곽이 갖는 학술적인 중요성은 말할 것도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 검토회의에 참석했던 관련 학자들은 "이미 1500년 전부터 독도가 우리 땅임을 명백히 입증할 수 있는 귀중한 증거"라고도 말했다.

특히 이곳에서 출토된 고배(주발)와 그릇받침(기대) 등은 상당한 크기에다 의례용으로 사용하는 것이어서 이사부 장군이 우산국 정벌 등에 나설 때 의식에 사용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동해바다와 경포호 사이에 있는 이 토성은 현재 폭 190m, 길이 380m의 규모로 가장 높은 곳이 해발 26m 정도로 경포호수 쪽으로 기우는 구릉형태를 띠고 있다.

한편, 유적이 발견된 곳은 H 호텔이 2018평창동계올림픽 때 컨벤션센터 역할 등을 하기 위해 2014년 5월까지 총 사업비 2000억원을 들여 지하 3층, 지상 17층에 160실 규모의 객실과 컨벤션센터, 연회장, 수영장 등을 갖춘 호텔을 신축하려는 곳이다.

이에 따라 호텔 측은 설계를 변경해 유적이 훼손되는 것을 최소화하는 범위에서 신축할 계획을 밝혔지만, 유적 보존에 대한 요구도 만만치 않아 논란이 될 전망이다.

◇하슬라(何瑟羅) = 강릉과 명주 일대의 신라 때 명칭으로 원래 고구려 영토였으나 신라에 편입, 지증왕 때 주(州)를 설치하고 이사부(異斯夫)를 군주로 임명해 북진정책과 우산국(于山國) 정복을 담당케 했던 곳이다.

◇이사부(異斯夫) = 신라 내물왕 4대손으로 지증왕, 진흥왕 때 군주ㆍ병부령 등을 지낸 인물로 신라 지증왕 13년(512년) 지금의 울릉도·독도인 우산국을 정복해 신라 영토에 편입시킨 인물로 독도와 관련해 우리 역사상 처음으로 등장한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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