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혁당 피해자 고 우홍선씨의 부인 강순희씨(79)는 “처음부터 이런 말을 했으면 ‘그런 마음으로 정치하려나 보다’고 생각했을지 모르나 지금은 궁지에 몰려서 누가 써준 글을 그대로 읽는 느낌이다. 진심이 와 닿지 않는다”고 말했다.
강씨는 박 후보가 최근 한 라디오프로그램 인터뷰에서 인혁당 사건에 대해 “대법원 판결이 두 가지로 나오지 않았나”라고 말해 논란을 빚은 일을 거론하며 “이상한 얘기를 다 해서 우리 가슴을 흐려놓고 이제야 마지못해 그런 말을 하나”라고 되물었다.
이어 “아직 그때 생각만 하면 이가 갈리고 손이 떨린다. 나뿐 아니라 어느 유족이 봐도 오늘 발표가 자신의 마음이 아니라는 점을 금세 알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박 후보는 인혁당 사건 등이 헌법가치를 훼손했다고 언급하는 등 과거사에 대해 사과했으나 논란을 부른 자신의 인혁당 사건 판결 관련 발언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사과나 언급을 하지 않았다.
박 후보가 언급한 ‘국민 대통합’에 대해서 강씨는 “박 후보가 무슨 말을 한들 통합이 되겠나. 유족에게 그에 대한 입장을 묻는 것은 무책임한 행동이다. 대통령은커녕 얼굴조차 보고 싶지 않다"고 일축했다.
인혁당 피해자 유족단체인 4·9 통일평화재단은 이날 ‘박 후보는 차라리 아무 말도 하지 말고 그냥 있어 달라’며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4·9 통일평화재단은 “인혁당 유족들과 관련자들은 박 후보의 이런 사과에 다시 한 번 깊은 마음의 상처를 받았다. 이번 사과는 전혀 진심에서 나온 말이 아닌 것”이라며 “지지율이 하락해 수세에 몰리자 대통령이 되기 위해 마음에 전혀 없는 말로 사과를 이야기한다”고 비난했다.
이어 “(박 후보가)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하면서도 또다시 대통령이 되기 위해 온 국민들을 상대로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하고 유족들을 두 번, 세 번 울리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