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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옥·차화연·박원숙…드라마 빛내는 중견 여배우의 ‘명품 연기’

김혜옥·차화연·박원숙…드라마 빛내는 중견 여배우의 ‘명품 연기’

기사승인 2013. 01. 09.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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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의 완성도 높이는 내공 깊은 연기로 인기몰이에 일조
중년 여배우들의 '명품 연기'가 드라마를 빛내고 있다.

KBS 2TV 주말연속극 '내 딸 서영이'의 김혜옥과 MBC 수목드라마 '보고싶다'의 차화연, MBC 주말연속극 '백년의 유산'의 박원숙이 연륜이 묻어나는 연기력으로 안방극장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김혜옥과 차화연, 박원숙은 극의 중심에 있는 인물들은 아니다. 그러나 그들은 젊은 주연 배우의 어머니 역을 맡아 작품 자체에 대한 무게감과 흥미, 감동을 더하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김혜옥은 40%대를 돌파하며 국민 드라마로 인정받은 '내 딸 서영이'에서 강우재(이상윤)와 강성재(이정신)의 어머니 차지선 역을 맡아 열연하고 있다.

그는 극 초반 이서영(이보영)만을 좋아하는 아들 우재 때문에 질투와 부러움을 동시에 느껴 품격 있게 시집살이를 시키며 미워할 수만은 없는 시어머니의 모습을 그려냈다. 끔찍이 아끼는 막내아들 성재와 함께할 때는 나이에 맞지 않게 철부지 같은 모습을 드러내기도 해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나 김혜옥의 진가는 지난 5, 6일 방송된 '내 딸 서영이' 33, 34회분에서 드러났다. 이 방송에서 지선은 성재가 남편 강기범(최정우)과 그의 비서 윤소미(조은숙)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라는 것을 알고 극에 달한 분노와 슬픔을 표출했다.

지선은 원한다면 이혼을 해주겠다는 강기범의 말에 "누구 맘대로 먼저 이혼을 말하냐? 내가 먼저 하려고 했다"고 소리치며 목 놓아 울었다. 이후 자신의 방에서 홀로 눈물을 흘리다가 한 밤중에 슬리퍼만 신은 채 집을 뛰쳐나가 다시금 오열했다.

뿐만 아니라 그토록 아끼던 성재가 자신을 찾아왔음에도 "그러고 보니 네 눈매가 네 엄마와 닮았다. 참 많이 닮았어"라며 차갑게 대했다. 상처 받은 성재가 아무 말 없이 자리를 떠나자 지선은 마음 아픈 표정으로 그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이와 같이 깊은 내면 연기를 자연스럽게 소화해내는 김혜옥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을 통해 "역시 연기 내공이 다르다", "실감나는 연기에 소름이 돋았다", "오열하는 장면에서 함께 눈물을 흘리게 되더라" 등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보고싶다'에서 해리 보리슨(강형준. 유승호)의 어머니 강현주 역을 맡은 차화연 역시 명품 연기로 안방극장을 울렸다.

지난 2일 '보고싶다' 16회분에서는 정신병을 앓고 있는 강현주와 아들 해리가 재회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해리는 한태준(한진희)이 자신의 신변을 보호하기 위해 죽은 줄만 알았던 현주를 집에 데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는 한태준의 새 부인 황미란(도지원)에게 돈을 빌려주겠다는 빌미로 그들의 집을 직접 찾았다. 

해리는 방에서 함께 사업 이야기를 나누던 중 잠시 밖으로 나간 미란이 "이게 뭐야 대체? 방에 있으라니까 왜 나와서 일을 치냐"고 화내는 소리를 들었다. 해리는 그 상대가 자신의 어머니임을 눈치챘다.

방으로 돌아온 미란에게 "서류 좀 검토하고 계시라"며 밖으로 나온 해리는 현주가 있는 방으로 향해 14년 만에 어머니와 재회했다.

그러나 정신병자가 된 현주는 그를 알아보지 못한 채 두려움에 떨며 "한태준 불러줘, 한태준"이라고 중얼 거렸다.

그의 가련한 모습은 해리뿐만 아니라 안방극장의 시청자들까지도 눈물을 흘리게 만들었다. 차화연은 다른 출연 배우들에 비해 극 중 비중이 큰 편은 아니지만 임팩트 있는 연기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런가 하면 박원숙은 '백년의 유산'에서 며느리 민채원(유진)을 괴롭히는 악덕 시어머니 방영자 역을 맡아 원성을 듣고 있다.

5일 첫 방송된 '백년의 유산' 1회에서 박원숙은 사사건건 트집을 잡거나 시비를 걸고 폭력까지 행사하며 채원을 괴롭혔다.

견디다 못한 채원이 김철규(최원영)와 이혼을 하겠다며 단호한 모습을 보이자 영자는 불안에 떨게 됐다. 철규가 이혼을 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 회사 주주들 사이에서의 이미지가 나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영자는 철규가 교통사고로 의식을 잃었다는 거짓말로 채원을 유인한 뒤 사람을 써서 정신병원에 가둬 버렸다. 채원은 병실에 갇힌 채 충격에 휩싸였다.

아무렇지 않게 거짓말을 하고 온갖 악행을 일삼는 영자의 모습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경악을 금치 못하게 만들었다. 박원숙의 실감나는 표정과 말투, 몸짓 하나하나가 시청자들을 극에 몰입할 수밖에 없게 했다.

한 방송 관계자는 "드라마의 스토리는 젊은 주연 배우들을 위주로 흘러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개중에는 연기 내공과 흡인력이 부족해 시청자들을 끌어 모으기에 역부족인 이들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며 "그러한 부분을 채워주고 극의 전개를 보다 탄탄하게 만들어주는 것이 바로 중견 배우들의 역할이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에서는 각양각색의 개성을 지닌 어머니 역할의 중견 여배우들이 작품의 인기몰이에 크게 일조하고 있다"며 "시청자들 또한 주인공뿐만 아니라 그들의 활약에 크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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