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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특사, 고유권한인가. 권력남용인가

대통령 특사, 고유권한인가. 권력남용인가

이진규 기자, 진경진 기자 | 기사승인 2013. 01. 29.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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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헌법학자들 “특사, 법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예외적 사안에 행사해야...정권말 특사, 전형적 권력남용”
이명박 대통령은 29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을 비롯한 정치권과 여론의 반대를 뚫고 최측근에 대한 특별사면을 단행했다.

이에 조윤선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은 “이번 사면은 대통령의 권한을 넘어서는 것”이라고 했고, 18대 대통령직 인수위는 “모든 책임은 이 대통령이 져야 할 것”이라며 이명박 정부와 선을 그었다. 여야도 ‘사면권 남용’이라며 한목소리로 날을 세웠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특사는 대통령의 고유권한이지만 남용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특별사면’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일까, 권한 남용일까.

헌법 79조에 명시된 ‘특별사면’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다. 일반 사면과 달리 특별사면은 형을 선고 받은 자에 한하고 있어 국회 동의가 필요 없고, 국무회의 심의만을 거치면 행할 수 있다.

문제는 이 대통령을 포함한 역대 정권에서 이 점을 이용해 임기 말 특별사면을 친인척·측근들을 구제하는 면제부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청와대 측에서는 이번 특사에 대해 ‘생계형 민생사범’에 초점을 맞췄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 특사 대상자에는 금품 수수 혐의 등으로 구속됐던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 박희태 전 국회의장 등 이 대통령의 최측근들이 대거 포함됐다.

역대 정부에서도 김영삼 전 대통령은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을 사면했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인 김현철씨,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인 김홍업씨도 차기 정권에서 특별사면 조치됐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도 임기 말 특사에서 임동원 신건 전 국정원장, 최도술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등 측근들을 사면했다.

격변기 정치범을 구제하기 위함이거나 혹은 국가차원에서 좋은 일이 생겼을 때 행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특사의 본래 취지에서 많이 벗어난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특별사면’ 자체는 대통령의 권한이라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합리적 근거 없는 측근 사면은 ‘권력남용’이라고 규정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날 아시아투데이와의 통화에서 “특별사면은 대통령의 권한이지만 헌법의 틀 안에서 이뤄져야 한다”면서 “사법부가 법에 따라 확정판결로 처단한 사람을 합리적 근거 없이 대통령의 자의적 기준으로 사면하는 것은 법원의 재판권을 침해해 권력분립 원칙에 어긋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상겸 동국대 교수(헌법학)는 “특사는 헌법에서 주어진 권한”이라면서도 “그렇기 때문에 대통령도 헌법의 이념에 맞게 사면을 행사해야 한다. 대의제 민주주의에서 국민이 반대하면 대통령도 국민의 여론을 감안해서 사면권을 행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좌세준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변호사는 “이번 특별사면의 대상자는 대부분 권력형 비리에 연루된 대통령의 측근”이라며 “이러한 특별사면은 대통령의 정당한 권한행사로 보기 힘들고, 권력남용”이라고 지적했다.

특사 제도가 자칫 권력자들이 법위에 군림할 수 있는 제도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윤영미 고려대 교수(법학)는 “원래 사면 제도의 취지는 법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아주 예외적인 ‘정의나 형평성’의 문제를 해결하거나 국민 통합에 큰 저해가 되는 특별한 경우를 말한다”면서 “그러나 최근 특사는 이러한 예외적인 사안이 아닌 것이 명백한 전형적인 권력 남용”이라고 지적했다.

윤 교수는 “정치가 이런 식으로 계속될 경우 앞으로 국민들은 힘없는 사람들만 법의 지배하에 있고 힘 있는 사람들은 법 위에 있다고 생각할 것”이라면서 “법치주의를 강조하는 정치인들의 말도 결국에는 설득력이 없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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