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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소암’ … 고위험군 연 1회 정기검사·젊은층도 방심 금물

‘난소암’ … 고위험군 연 1회 정기검사·젊은층도 방심 금물

기사승인 2017. 05. 11.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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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식도-난소암 위험군
자료=강동경희대병원
국내 여성암 사망률 1위, 5년 생존율 61.9%. 난소암의 민낯이다. ‘침묵의 살인자’로 불리는 난소암은 조기발견이 쉽지 않고 초기 증상 없이 대부분 전이된 상태로 발견돼 손 쓸 틈 없이 사망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난소암도 조기에만 발견하면 5년 생존율이 92%로 높아진다. 조기검진이 중요한 이유다.

◇ 난소암 발병 위험군은?

난소암 발병의 10%는 유전적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BRCA 유전자 돌연변이를 가진 여성은 정상 유전자 서열을 지닌 여성보다 난소암 발병 확률이 10배 이상 높아진다. 본인이나 가족이 유방암·자궁내막암·직장암 등의 병력이 있다면 난소암 발병 위험이 커진다. 이은주 중앙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11일 “유방암이 생기면 난소암이 생길 가능성이 2배 높아지고, 난소암이 있으면 유방암이 생길 가능성이 3~4배 많아진다”고 말했다.

대다수 난소암 발병은 배란이 원인이다. 배란 과정에서 발생한 여러 유전자 변이를 획득한 세포가 암세포로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출산 경험이 없는 고령자나 첫 출산을 30세 이후 늦게 한 여성, 초경이 빠르거나 폐경이 늦은 여성 및 불임 여성 등이 고위험군으로 꼽히는 이유다. 최근 난소암 환자 증가는 결혼하지 않은 올드미스와 결혼했지만 출산을 하지 않은 딩크족 증가와 상당한 연관이 있는 셈이다.

이 교수는 “배란 시 난소 표면층이 터지면서 난자를 방출할 때마다 터진 곳을 수리하기 위해 세포분열하는 과정에서 암으로 이어질 수 있는 DNA 손상이 발생하기 쉽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며 “배란을 많이 할수록 난소암 발병 위험이 높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영국 옥스퍼드대학 암역학연구실에 따르면 자녀가 1명인 여성은 자녀가 없는 여성보다 난소암 위험이 20% 낮았다. 자녀를 더 낳을 때마다 난소암 위험은 8%씩 낮아졌다. 호주 커틴대학 보건대학원에 따르면 출산뿐 아니라 모유 수유도 배란을 지연시켜 난소의 여성호르몬 에스트로겐 노출기회를 줄여 난소암 발생을 감소시켰다. 수유기간이 31개월 이상인 여성은 10개월 미만 여성보다 난소암 위험이 91% 낮았다.

◇ 젊은층도 안심 금물 … 정기검사 받아야

난소는 골반 안쪽에 있어 위내시경이나 자궁경부암 검사처럼 장기를 들여다보고 바로 조직을 채취할 수 있는 검진 방법이 없다. 암이 의심되는 증상은 암세포가 전이된 3~4기에 나타난다. 국내 난소암 환자의 70% 이상이 3기 이후 진단되는데 5년 생존율은 30%가 되지 않는다.

복통·복부팽만·소화불량·질 출혈 등은 대표적인 난소암 증상이다. 난소암 환자의 53%를 차지하는 40~50대는 이를 단순한 소화기계 불편이나 노화 증세로 여겨 뉘늦게 암을 발견하는 경우도 있다. 기경도 강동경희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증세가 있어 병원을 찾을 때면 대개 3기 이상인 경우가 많아 가임 능력을 보전하는 치료가 상당히 까다롭기 때문에 가족력이 있는 가임기 여성이라면 정기적인 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고위험군 여성은 경구피임약 복용을 통해 배란을 억제하거나 6개월에 한번씩 정기적으로 초음파 검사와 혈액검사(CA125 종양표지마커 측정)를 해야 한다. 유전성 난소암 발병 위험이 높다면 난소난관절제술이 유일한 방법이다. 예방적 난소난관절제술을 통해 유전성 난소암 발생위험을 96%까지 낮출 수 있다. 출산을 끝낸 여성과 출산을 원치 않는 여성의 경우 35세 이후 40세 이전에 난소난관절제술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김윤환 이대여성암병원 재발성부인암센터장은 “난소암은 다른 암보다 항암제 효과가 좋은 편이지만 2년 이내에 재발하는 경우가 약 80%로 매우 높다”면서 “완치 판정을 받았더라도 지속적인 검진을 비롯한 철저한 건강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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