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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국 출산율 224개국 중 220위, 진정한 대책 찾아야

[사설] 한국 출산율 224개국 중 220위, 진정한 대책 찾아야

기사승인 2017. 03. 20.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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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출산율이 전 세계 224개국 가운데 220위라는 통계가 나왔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월드 팩트북'(The World Factbook)은 2016년 추정치를 기준으로 봤을 때 한국의 합계 출산율이 1.25명으로 세계 224개국 중 220위였다고 밝혔다.
 

한국보다 출산율이 낮은 나라는 싱가포르 0.82명, 마카오 0.94명, 대만 1.12명, 홍콩 1.19명뿐이었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도 최하위다.
 

인구절벽은 20일 육아정책연소가 내놓은 보고서에서도 입증됐다. 20~39세 미혼 남녀 1073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더니 자녀가 없어도 괜찮다는 응답이 36.2%, 자녀가 없는 게 낫다가 6.1%로 10명 중 4명이 '무자식 상팔자'를 생각하고 있었다. 조사 대상자의 77.4%가 자녀가 없어도 충분히 행복한 결혼생활이 가능하다고 했다. 반면 57%만 결혼을 하면 자녀가 있어야 한다고 대답해 크게 대조를 보였다.
 

보고서를 보면 젊은이들은 경제적으로 풍족하게 양육할 수 없다면 자녀를 낳지 않는 게 낫다 (62.6%)는 '과격한' 생각까지 하고 있었다. 출산의 조건으로 경제적 안정(77.7%), 직장과 가정 양립의 기업문화(34.4%), 배우자와 가사·육아 분담(22.2%), 보육시설(15.4%) 등을 꼽았는데 이런 조건은 쉽게 해결될 수 없는 것들이다. 젊은이들이 경제적으로 풍족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출산에 대한 기대는 더 멀어진다고 봐야 한다.
 

인구는 국력을 결정하는 중요 요인으로 개인의 문제를 넘어 국가적인 문제가 됐다. 고령사회에 실업까지 겹쳐 소득감소, 소비부진, 경기침체, 학생감소, 병력자원 부족, 근로자 부족 등 고질적 악순환이 되풀이 되자 '국력이 쇠퇴하는 소리가 들린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첨단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인구가 적고 시장이 형성되지 않으면 모래 위의 성에 불과할 뿐이다. 중국, 인도, 브라질, 인도네시아가 떠오르는 것은 풍부한 인구 때문이다.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정부와 지자체가 출산 장려금 지급, 의무교육 강화, 사교육비 절감, 능력사회 구현 등의 노력을 하고 있지만 출산과 양육에 대한 인식이 바뀌는 게 가장 중요하다. 경제력, 주택, 보육시설 등을 자녀 출산의 조건으로 삼기보다 '결혼·출산·양육은 행복한 삶의 한 과정으로 수고가 따른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자세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이런 마음이라면 출산율 세계 꼴찌 소리는 듣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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