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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물난리 속 외유 떠난 도의원이 막말까지

[사설] 물난리 속 외유 떠난 도의원이 막말까지

기사승인 2017. 07. 20.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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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난리 속에 외유성 해외연수를 떠난 충북도 의원이 이를 비판하는 여론을 향해 "레밍(Lemming) 같다"고 막말까지 했다고 한다. 연합통신은 20일 다른 매체를 인용해 충북도의 김학철 의원이 "세월호도 그렇고 국민들이 이상한, 제가 봤을 때는 레밍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집단행동 하는 설치류 있잖아요"라고 말한 것으로 보도했다.

레밍은 집단자살을 하는 나그네쥐로 우두머리 쥐를 따라 맹목적으로 달리는 습성이 있다고 한다. 일반군중의 맹목적인 집단행동을 부정적으로 빗대어 표현할 때 사용한다. 1980년 당시 주한미군사령관 존 위컴이 한 미국기자와 인터뷰에서 "한국인은 레밍과 같아 새 지도자가 등장하면 그에게 우르르 몰려간다"고 발언해 물의를 빚었다.
 
김 의원이 물난리를 겪고 있는 충북도민의 고통을 외면하고 외유에 나선 것에 대해 여론이 싸늘하자 이를 두고 '레밍'이라고 막말을 한 것이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만만한 게 지방의원이냐. 지방의원이 무소불위의 특권을 가진 국회의원처럼 그런 집단도 아닌데…"라고 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충북도의회 행정문화위원회 소속 여야의원 4명은 지난 18일 8박 10일 일정으로 프랑스와 이탈리아로 외유성 해외연수를 떠났다. 이들 나라의 문화 관광 예술 등 우수사례를 둘러보기 위해서였다. 당시 충북지역에는 22년만의 대형 물폭탄이 쏟아져 도민 6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되는 참사가 발생했다. 청주를 비롯한 대부분 지역의 도심지와 농경지는 물바다로 변했다.
 
이러한 엄청난 사태가 일어나자 이들 의원들은 17일 기자회견을 갖고 "수해지역을 특별재난 지역으로 지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조속한 시일 내에 피해복구를 통해 도민들이 희망을 가지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아픔을 달래줘야 한다"고 했다. 이들 의원들은 그 후 하루 뒤 비행기를 타고 여행길에 올랐다. 의원들이 제정신이 아니고서는 이럴 수가 없다. 더욱이 도의원들의 여행경비로 1인당 도민들의 혈세 500만원씩 지원됐다고 했다.
 
김 의원은 특히 "만만한 게 지방의원이냐"고 했다. 무소불위의 특권을 누리는 국회의원들에 비하면 이 정도 외유는 문제될 게 전혀 없다는 뜻이다. 그동안 국회의원들의 외유가 어느 정도였길래 김 의원이 이같이 말했는지 짐작이 간다. 국회의원의 특권폐기는 주요 선거가 있을 때마다 항상 등장하는 구호다. 그런데 이번 새 정권의 주요 공약에서는 잘 눈에 띄지 않는다. 차제에 국회의원과 지자체의원의 특권을 적폐청산 우선순위에 넣어 모두 폐기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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