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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신고리원전 1차 공론조사 결과, 공개하는 게 옳다

[사설] 신고리원전 1차 공론조사 결과, 공개하는 게 옳다

기사승인 2017. 09. 14.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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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의 중단 또는 건설 계속 여부에 관한 1차 국민여론조사 결과 발표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신고리 원전 5·6호기 공론화위원회가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9일까지 19세 이상 국민 2만6000여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했으나 14일 현재 그 결과를 발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공론화위가 출범 당시 모든 조사과정을 공개하겠다고 약속한 적도 있어 벌써부터 여론조사에 대한 절차적 투명성에 관한 의구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정치권과 언론계에서조차 여론조사 결과가 정부의 의도와 달리 건설 중단에 반대하는 여론이 높게 나온 것 아니냐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이에 대해 공론화위 측은 "어떤 결과가 많이 나왔다고 미리 공개하면 그 쪽을 따라가는 일종의 밴드왜건(Band Wagon) 효과가 우려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밴드왜건 효과란 행진의 맨 앞에서 음악대가 사람의 주의를 끄는 현상에 빗대어 정치·경제에서 다수 사람이 지닌 의견에 동조하거나 다수 사람이 선택한 상품을 따라 구매하는 현상을 말한다.
 

공론화위는 이번 조사에서 집 전화(10%)와 휴대 전화(90%)를 통해 신고리 원전 5·6호기의 △건설을 중단해야 한다 △건설을 계속해야 한다 △잘 모르겠다는 등의 설문에 대한 응답을 받았다. 또 △원전을 확대해야 한다 △원전 현상을 유지해야 한다 △원전건설을 축소해야 한다는 등의 원전건설에 관한 의견도 물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공론화위측의 해명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2차 공론화 숙의과정에 참여할 시민참여단 500명은 이미 1차 여론조사에서 원전건설 확대 또는 축소 등 원전에 관한 의견이 확실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선정했기 때문에 밴드왜건 효과가 거의 없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이들 시민참여단 500여명은 한달 간 각종자료집과 온·오프라인 교육과정 및 합숙토론(숙의과정)을 거쳐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 중단 또는 계속 여부를 결정한다. 따라서 1차 여론조사를 처음부터 공개해야만 이러한 숙의과정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사실 신고리 원전 5·6호기를 포함한 현재의 국내 원전체제는 원자력 및 에너지 전문가그룹인 원자력안전위가 3년 6개월 동안 머리를 짜내 구축한 것이다. 그런데 원자력 발전에 관한 전문가가 아닌 시민들이 이제야 겨우 한달 간 교육을 받고 원전가동중단 여부를 결정한다는 것 자체가 난센스다. 따라서 신고리 원전 5·6호기 건설 중단에 따른 1차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하는 것은 최소한 국민적 불신 확산을 막기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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