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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평창올림픽, 北 정치선전장 되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

[사설] 평창올림픽, 北 정치선전장 되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

기사승인 2018. 01. 15.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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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예술단의 평창올림픽 파견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남북한 회담이 15일 판문점의 북한측 통일각에서 개최됐다. 이날 회담은 지난 9일 고위급 회담에서 북한 고위급대표단 외에 응원단, 예술단, 참관단, 태권도 시범단을 파견키로 합의한데 따른 것이다. 한국측은 이를 위해 실무회담 개최를 제의했으나 북측이 예술단 파견문제를 먼저 논의하자고 수정제의하고 이를 한국측이 받아들여 이뤄졌다.
  

이날 회담에서는 북한예술단의 규모, 방남(訪南)경로, 공연장소, 공연일정 등에 관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진다. 올림픽행사에서 문화사절단의 파견은 있을 수 있다. 그래서 북한의 예술단 파견을 무턱대고 반대할 수 없다. 그러나 올림픽이 20여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더 급한 것은 참가선수단에 관한 세부일정 논의다.
 

그런데도 북한이 선수단 협의보다 굳이 예술단 파견을 논의의 우선순위로 고집한 것을 보면 그 속셈이 의심된다. 북한이 평창올림픽을 그들의 체제와 정치선전장으로 이용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북한은 2015년 12월에도 모란봉악단을 중국의 북경에 파견한 적이 있다. 당시 모란봉악단의 리허설(12월11일)을 참관한 중국측 간부가 "예술에 사상을 섞으면 안 된다"며 미사일개발의지를 담은 '단숨에'라는 곡 등 3~4가지 곡을 프로그램에서 제외시켜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북한측은 "우리의 공연은 원수님께서 직접 보아주시고 지도해주신 작품이기 때문에 점하나, 토하나, 뺄 수 없고 빼서도 안 된다"고 반발했다. 그리고 그길로 북경에서 철수했다. 이번 평창올림픽에서도 이러한 일이 없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이것이 평창올림픽이 북한의 정치선전장화되지 않을까 우려되는 이유다.
 

그렇지 않아도 북한은 기회 있을 때마다 '서울 불바다'를 외쳤다. 김정은은 1일 신년사에서도 "국가 핵무력 완성의 역사적 대업을 성취했다. 핵단추가 내 사무실 책상 위에 항상 놓여있다"고 세계를 협박했다.
 

북한은 14일에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의 지난 10일 기자회견내용에 대해 "얼빠진 궤변" "망언" "가을 뻐꾸기 같은(철지난) 수작"이라고 막말을 퍼부었다. 문 대통령이 남북대화와 관련해 "미국이 주도한 제재·압박의 효과" "트럼프 미 대통령의 공이 매우 크다"고 말한데 대한 반응이었다. 이는 북한이 평창올림픽 참가를 대하는 이중적 태도라고밖에 볼 수 없다. 그래서 북한의 예술단 파견을 더 경계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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