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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美 새 NEC위원장 내정… 대미통상에 지혜를 발휘하길

[사설]美 새 NEC위원장 내정… 대미통상에 지혜를 발휘하길

기사승인 2018. 03. 15.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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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리 콘의 사퇴로 공석이 된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에 미 경제전문방송 CNBC의 간판앵커인 래리 커들로가 내정됐다고 백악관이 14일 밝혔다. 그는 트럼프 정부의 외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고관세 부과를 반대하는 칼럼을 쓸 정도로 전임자에 버금가는 자유무역 신봉자다. 콘의 사퇴로 백악관 내 보호무역주의자들의 득세가 예상됐지만 트럼프는 커들로를 후임자로 선택했다. 당장 철강관세 문제가 걸려있고, 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에 임해야 하는 우리 통상당국으로서는 그가 보호무역주의자가 아니어서 다행이지만 긴장을 늦출 수 없음은 물론이다.

그가 과연 백악관에서 무역조치와 관련해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전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워싱턴포스트 등 일부 언론은 그가 전임자처럼 트럼프와 충돌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지만 그의 내정 후 인터뷰는 다른 예상을 하게 한다. 그가 전임자처럼 트럼프와 충돌하기보다는 오히려 각종 보호무역조치를 국가별로 선별적으로 취함으로써 그 나라가 미국 기업의 지적재산권 보호나 시장 개방의 확대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게 만들고자 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는 인터뷰에서 여전히 관세에 반대하고 자유무역을 옹호한다고 했지만, “중국이 엄정한 무역대응을 자초했다”면서 중국과의 무역불균형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그의 내정이 최소한 미국의 중국에 대한 조치를 약화시킬 것 같지는 않다. 미국의 이런 조치들에 대해 중국이 강력하게 반발한다면 무역전쟁으로까지 비화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도 여전하다. 이런 상황의 전개가 중국을 통한 간접수출이 많은 우리로서는 전혀 반갑지 않음은 물론이다.

긴 역사적 안목에서 보면 특정 국가가 확대하는 세계무역에 동참해서 교역의 이득을 누릴 수 있었을 때 비로소 상대적으로 후진국 지위에서 탈출할 수 있었음이 확연히 드러난다. 우리의 발전 경험도 그런 사실을 잘 뒷받침하고 있다. 미국의 보호무역조치들이 자칫 세계무역 규모의 축소로 이어진다면 이는 대미수출국뿐만 아니라 미국으로서도 엄청난 손실이다. 자유무역 신봉자인 커들로 위원장은 이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의 내정을 계기로 우리 통상당국도 미국의 보호주의 조치가 자유무역 기조를 후퇴시키는 게 아니라 각국의 시장개방 폭이 확대되고 해외경쟁이 도입되어 국내독점이 깨지고 경쟁이 촉진되도록 지혜를 발휘하기 바란다. 그게 우리를 포함애서 전 세계의 지속적 발전을 위한 길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또한 현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지속가능한 양질의 일자리를 늘려나가기 위해 경제적 체력을 기르는 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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