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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故구본무 LG회장의 사회적 기여를 기리며 영면을 빈다

[사설] 故구본무 LG회장의 사회적 기여를 기리며 영면을 빈다

기사승인 2018. 05. 20.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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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LG와 정도경영을 앞세우며 1995년부터 LG그룹을 23년간 이끌면서 LG를 배터리, LCD 분야 세계 최고로 키워온 구본무 LG회장이 20일 73세로 별세했다. 아시아투데이는 자신의 왕성한 기업가적 활동을 통해 이런 세계 최고 분야들을 개척함으로써 우리 사회에 중요한 기여를 한 고(故) 구본무 회장의 삶을 기억하면서 그의 평안한 영면을 빈다. 또 그의 별세를 계기로 우리 사회가 시장경제에서 기업과 기업가의 핵심적 기능을 재인식하기를 바란다.

그는 회장 취임 1년 후 10년 내 LG를 세계적 우량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고 공언했는데 이 약속을 지켰다. 취임 전해인 1994년 30조원대의 매출이 GS, LG가 계열분리를 했음에도 지난해에는 160조원대로 늘어났다. 해외 매출도 동기간에 10조원에서 110조원으로 급증했으며 임직원도 동기간에 약 10만명에서 21만명으로 늘어났다고 한다. 지금 고부가가치 일자리 창출이 정책과제지만 구 회장의 삶은 왕성한 기업 활동이 그런 성과를 낸다는 것을 확인해준다.

구 회장은 외환위기 이후 정부주도 구조조정인 소위 빅딜 과정에서 자의에 반해서 반도체 분야에서 철수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로 인해 그 후 그는 정부를 대신해서 빅딜에 간여했던 전경련에 출입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가 최순실 청문회에서 “기업입장에서는 정부정책을 따를 수밖에 없다”고 하면서 “국회가 입법을 해서 ‘기부금 출연을’ 막아달라”고 했고 “전경련은 헤리티지 단체처럼 운영되어야 한다”고 한 것도 이런 경험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그는 소박한 이웃집 아저씨 같은 인상을 주기도 했지만 전망이 밝은 분야를 읽는 눈과 승부욕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다고 한다. 빅딜에 강력하게 저항한 것도 반도체의 중요성을 간파했기 때문일 것이다. LG화학 배터리 사업의 출발도 그가 반복사용 가능한 2차전지의 미래성장성을 내다본 덕분이었다고 한다. 그런 확신과 승부욕이 없었다면 2차전지 사업이 2005년 2000억원의 적자를 볼 때 “끈질긴 승부”를 주문하며 투자를 지속하지 못했을 것이다.

구본무 회장은 평소 최고의 인재를 위해서라면 유비의 삼고초려도 마다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하고 세계최고의 기업들과 경쟁해서 이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그런 기술력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그는 LG의 연구개발 인재들이 모여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되던 사이언스파크에 많은 관심과 공을 들였지만 발병으로 그 준공식에는 참석하지 못했다고 한다. 마지막까지 소박한 가족장을 채택함으로써 오히려 풍모가 더 빛나는 구본무 회장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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