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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국당, 기득권 포기 없인 김병준 투입해도 소용없다

[사설] 한국당, 기득권 포기 없인 김병준 투입해도 소용없다

기사승인 2018. 07. 17.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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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가 17일 자유한국당의 혁신비대위원장이 됐다. 한국당은 이날 국회에서 전국위원회를 열어 김 위원장 인선안을 박수로 의결했다. 김 위원장은 고사 직전의 한국당을 혁신하고, 새롭게 살려내야 할 중차대한 임무를 띠게 됐다. 김 위원장은 “한국정치가 계파논리와 진영논리에서 벗어나고, 미래를 위한 가치논쟁과 정책논쟁이 정치의 중심을 이루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시절 청와대 정책실장과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을 지낸 노무현 사람이다. 그럼에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정국에서 한국당 비대위원장 후보에 올랐고, 이번에 위원장이 됐다. 한국당의 입장에서 당이 죽는 것보다 노무현 사람이라도 영입해 당을 살리는 게 더 급했을 것이다. 물론 김 위원장의 바탕이 다른 당에 투입된 것은 그의 위기 수습능력에 대한 기대 때문이기도 하다.

김 위원장이 당을 살리는 것은 1차적으로 그의 능력이지만 더 중요한 것은 한국당 의원 한 사람 한 사람의 협력이다. 한국당은 대표적인 기득권 정당으로 통하는 데 이번만큼은 기득권을 철저하게 내려놔야 한다. 친박이니 비박이니 하는 고리타분한 말 자체를 없애야 하고, 의원들 모두가 ‘당을 위해 내가 먼저 희생한다’는 각오가 있어야 한다. 이런 내려놓음이 있을 때에만 김 위원장이 소신껏 일을 할 수 있다.

김 위원장도 보수와 친박, 비박 등 선입견을 버리고 ‘오직 당을 살린다’는 생각으로 개혁하고, 혁신해야 한다. 당내 파벌을 타파하고, 계파와 당내·외 인사 구분 없이 사람을 잘 써야 한다. 김 위원장은 진보쪽 사람인데 보수를 살리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서 책임이 더 무겁다. 민주당의 전재수 의원이 페이스북에서 김 위원장에게 “당신의 권력욕이 참 두렵다”고 비판했는데 이런 것에 신경 쓸 필요가 없다.

한국당은 기로에 서게 됐다. 이번이 마지막으로 알고 김 위원장이 소신껏 일하게 도와야 한다. ‘배가 불러서 싸움만 하고 있다’는 소리를 더 이상은 듣지 말아야 한다. 이번에도 당을 살리지 못하면 차라리 당을 해체하는 게 좋을 것이다. 김 위원장도 노무현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벗고, ‘죽어가는 보수를 살렸다’는 소리를 듣도록 해야 한다. 김 위원장이 한국당을 살려 놓으면 그의 정치적 입지도 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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