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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민연금 ‘덜 내고 더 받는’ 포퓰리즘의 포로 되나

[사설] 국민연금 ‘덜 내고 더 받는’ 포퓰리즘의 포로 되나

기사승인 2018. 12. 16.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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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경제발전이 엘리트 관료들의 공로로만 볼 수는 없지만 이들이 비교적 합리적 정책들을 추진하고 정치권의 포퓰리즘의 폭주도 잘 막는 역할을 해왔음은 분명하다. 이들이 국민들에게 달콤하지만 경제를 파탄시킬 정책들을 잘 봉쇄한 결과 재정건전성은 잘 유지됐고 그 덕분에 외환위기도 잘 넘겼다. 그런데 14일 발표된 보건복지부의 국민연금 개편안은 이런 관료의 역할을 저버린 격이어서 안타깝다.

이날 보건복지부는 국민연금 개편안 4가지를 내놨지만 전문가들 대부분의 평가는 보건복지부가 ‘더 내고 덜 받는’ 진정한 개혁을 외면했다는 것이다. 이 4가지 안은 현행 유지, 현행에 기초연금만 10만원 인상, 그리고 소득대체율 45%에 보험요율을 현행 9%에서 12%로 인상, 소득대체율 50%에 보험요율 13%로 인상 등이다.

4가지 안에는 국민연금을 포퓰리즘으로부터 지키려는 치열한 고민과 노력이 별로 엿보이지 않는다. ‘욕을 먹더라도’ 국가와 국민을 위해 필요한 방안이 무엇인지 찾으려 하지 않고 여러 개의 안을 던져 놓고 경사노위와 국회로 공을 넘긴 셈이다.

전문가들은 그렇게 되면 아마도 현행 안에서 기초연금을 더 주는 안이 선택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한다. 이렇게 귀결된다면 소득대체율과 보험요율을 건드리지 않은 채 세금을 더 투입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포퓰리즘에 영합하는 국민연금 개편이 된다는 의미다.

최근 남미의 두 나라, 번영하는 페루와 민생고에 찌든 베네수엘라가 대조되고 있다. 어떤 정치인도 우리나라가 베네수엘라가 아니라 페루의 길로 가야한다고 할 것이다. 이번 국민연금의 개편이야말로 우리가 베네수엘라의 포퓰리즘의 길로 갈지, 아니면 페루의 번영하는 길로 갈지 결정하는 시금석임을 명심해야 한다.

진정한 지도자라면 국민을 포퓰리즘으로 이끌지 않고 왜 우리가 힘들지만 페루의 길로 가야 하는지 찬찬히 설득해야 한다. 보건복지부의 엘리트 관료들은 이런 설득의 자료를 충실하게 제공해야 한다. 이번 국민연금 개편안은 불만족스럽다는 것을 보건복지부가 잘 인식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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