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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정호 의원 ‘갑질’… 부끄러운 줄 알아야

[사설] 김정호 의원 ‘갑질’… 부끄러운 줄 알아야

기사승인 2018. 12. 23.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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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포공항에서 신분증 제시를 요구하는 공항 직원에게 ‘갑질’을 했다고 한다. 조선일보 등에 따르면 김 의원은 지난 20일 김포공항에서 항공기에 탑승하면서 신분증을 보여 달라는 공항 직원들에게 크게 소리를 지르고 아주 고압적인 행동을 했다. 직원이 보는 앞에서 보좌관을 시켜 공항공사 사장에게 전화를 걸게 했다고 한다.

김 의원은 직원의 요구에 스마트폰 케이스 투명창에 있는 신분증을 제시했다. 직원이 꺼내서 보여 달라고 하자 지금껏 케이스에서 꺼내지 않고 확인을 받았다며 요구를 거절했다. 김 의원은 되레 근거 규정을 제시하라며 책임자를 불러달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내가 국토위 국회의원인데 그런 규정이 어디 있느냐. 이 XX들이 똑바로 근무를 안 서네”라고 말한 것으로 전했다.

문제가 되자 김 의원은 “본의 아니게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내용이 사실과 다르게 편집·과장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회의원에게도 이렇게 근거 없는 신분확인 절차가 거칠고 불쾌하게 이뤄진다면 시민들에게는 얼마나 더할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시민의 입장에서 상식적인 문제 제기와 원칙적인 항의를 했다고 했지만 반응은 싸늘하다.

이번 논란은 국회의원의 잘못된 특권의식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밖에 없다. 국회의원들은 공항의전실 이용 등 100가지 이상의 특권이 있는데 특권이 없다면 특권의식이나 이에 따른 갑질도 생기지 않았을 것이다. 비행기 탑승시 신분증 제시는 상식이다. 진상은 곧 밝혀지겠지만 신분증을 꺼내지 않고, 소리를 지르고, 공항공사 사장에게 전화를 건 것은 ‘갑질’ 소리를 들어도 싸다.

김 의원의 이런 모습은 공인임을 망각한 개인의 일탈로 볼 수 있지만, 국민을 실망시켜 민주당과 지지율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김 의원은 여당 국회의원으로서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대통령의 지지율을 까먹는 논란의 중심에 섰다. 부끄럽게 여겨야 한다. 이번 일이 국회의원들이 특권을 내려놓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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