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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30대 여성 목숨 빼앗은 96세 운전자 사고

[사설] 30대 여성 목숨 빼앗은 96세 운전자 사고

기사승인 2019. 02. 13.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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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90대 운전자가 30대 여성을 치어 숨지게 하는 일이 벌어졌다. 12일 96살의 윤모 씨는 호텔 주차장에 진입하려다 기둥을 들이받고, 후진하다 다른 승용차를 들이받았다. 당황한 윤 씨는 다시 후진하다 30대 여성을 치었다. 윤 씨는 지난해 고령 운전자 적성검사를 받았다. 하지만 90살이 넘은 초고령 운전자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소리가 많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8월 기준, 90세 이상 운전면허 소지자는 남자 6504명(96%), 여자 243명이었다. 놀라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이 중 운전면허 자진 반납자는 최근 5년간 (2014~2018.8) 65명(1%)에 불과하다. 이들이 비록 건강하다고 하더라도 연령 구조상 사고 위험에 노출된 것은 사실이다. 판단력이나 대응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2018년 90세 이상 운전자 사고는 131건이다.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2만6713건에 비해 적지만 해마다 느는 추세다. 이 중 65~69세가 1만 3095건, 70~79세 1만 1734건, 80~89세 1753건이었다. 고령자 교통사고는 차량사고 2만 34건, 대인사고 5230건, 차량 단독사고 1446건 순서였다. 고령 운전의 위험을 안다면 반발이 있더라도 조치를 취하는 게 마땅하다.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는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문제가 됐다. 고령사회가 되면서 고령 운전자가 많아지고 이들이 내는 사고도 늘어나서다. 정부는 고령 운전자의 면허관리를 엄격하게 할 필요가 있다. 일정 연령이 되면 면허를 반납도록 해야 한다. 자진반납을 기다려서는 안 된다. 96살의 윤 씨가 면허를 반납했다면 30대 여성이 숨지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고령 운전자도 조심해야 한다. 아무리 적성검사를 받고, 건강을 자신해도 신체기능이 떨어져 갑자기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른다. 자칫 본인은 물론 다른 사람까지 위험에 빠뜨린다. 운전을 내려놓는 결단이 있어야 한다. 사람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80살, 90살을 넘어 운전하는 것은 위험을 안고 달리는 것이다. 적당한 시기에 운전을 중단하는 것도 100세 시대를 사는 지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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