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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하노이회담 결렬됐지만 비핵화 노력 계속돼야

[사설] 하노이회담 결렬됐지만 비핵화 노력 계속돼야

기사승인 2019. 02. 28.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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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전까지도 원만하게 진행되던 것처럼 보였던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아무런 합의도 이루지 못한 채 종료되고 말았다. 회담 결렬 직후 오후 2시(현지시간) 속개된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회담이 생산적이었다고 평가했지만 다음 회담일정조차 합의하지 못한 채 끝나고 말았다. 미국과 북한 간의 핵 담판이 언제 재개될지조차 불투명해졌다.

이에 따라 하노이회담이 잘 끝났을 경우를 상정해 우리 정부가 추진 중인 한반도평화구상이나 남북경협도 당분간 유예나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핵 담판의 결렬로 대북정책도 미국과 더 세심한 사전조율 이후에 추진돼야 하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통화를 한다고 하는데 향후 더 긴밀한 협력이 필요할 것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결렬의 이유를 북한이 전면적인 제재완화를 원했지만, 비핵화와 관련해 미국이 원했던 것을 북한이 주지 못 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향해 “핵을 다 포기해야 한다”며 “완전하고 불가역적인 비핵화가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아울러 “북한은 신속하게 발전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국가”라고 한 것도 핵 포기로 인해 얻을 이득을 상기시킨 발언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북한에 “영변 핵시설 이외에도 굉장히 규모가 큰 핵시설이 있다”고 밝히면서 “(핵)목록 작성과 신고, 이런 것들을 합의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결국 미국은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인 행동에 들어가게 할 핵 리스트와 시간표를 명시한 합의를 시도했던 반면, 북한은 추상적 수준의 합의만 하고 대북제재를 푸는 성과를 얻으려 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하노이회담의 결렬이 북한 비핵화를 위한 모든 노력의 실패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협상을 통해 비핵화를 이뤄낸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재확인시켰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밝힌 것처럼 비록 핵 담판이 결렬됐지만 그동안의 협상으로 진전을 본 것이 있다면 후속회담에서 구체적 결실로 나타나기를 조심스럽게 기대해본다. 그런 결실을 맺을 때까지 한미공조가 더 긴밀해져야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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