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사설] 北의 동창리 복구는 美 자극하는 위험한 행동

[사설] 北의 동창리 복구는 美 자극하는 위험한 행동

기사승인 2019. 03. 07. 18:34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지난 6일 북한이 일부 시설물을 해체했던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을 재건하려는 정황이 포착됐다고 한다. 이 시설은 북한이 이미 두 차례 폐기를 약속했던 곳이다. 지난해 6월 싱가포르회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엔진시험장 파괴를, 지난해 9월 남북정상회담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국제전문가들의 참관 하에 영구폐기를 약속했었다. 그런데 북한이 위성포착 가능성을 알고도 재건 작업을 노출시켰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확인하기에는 이르다”면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시험장 복구가 사실이라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매우 매우 실망하게 될 것이다”고 했다. 하노이담판 결렬 이후 이어지고 있는 접촉에서 성과를 기대하기에 이처럼 완곡하게 말했지만 경고도 담겨있다. 북한이 중단했던 핵이나 미사일의 발사실험을 재개하는 순간 더 이상 협상은 없다는 경고가 숨어 있는 셈이다.

지금은 2·28 하노이 핵 담판이 결렬된 직후의 매우 민감한 시기다. 그런데 북한은 동창리를 비롯한 산음동 그리고 영변 우라늄 농축시설 등에서 시설복구와 재가동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런 시설들을 ‘여러 번 비싸게 팔겠다는 것인지’ ‘제재를 불사하고 핵보유국이 되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눈속임을 해서 비싸게 팔면서 동시에 실제로는 핵을 보유하겠다는 것인지’ 단정하기는 어렵다.

하노이 회담에서 북한은 일종의 눈속임을 하려고 했지만 미국이 ‘영변+α’라는 완전한 비핵화를 요구했기 때문에 결렬됐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시설 관련 움직임은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한 미국의 의구심을 키우고 더 강한 제재를 불러올 뿐이다. 북한은 미국의 인내심이 아직 바닥나지 않았을 때 얻을 것을 얻어내는 현명함을 발휘하기 바란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정부는 한·미간 불협화음을 내지 않도록 특별히 신중할 필요가 있다. 미국과의 더욱 확실한 공조로 북한으로 하여금 최근의 위험한 행태를 멈추고 현명한 선택을 하게끔 이끌어내야 할 것이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