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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야당은 할 말 하고, 여당은 포용력 보이길

[사설] 야당은 할 말 하고, 여당은 포용력 보이길

기사승인 2019. 03. 12.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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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부터 여야가 민생과 안보 등 국민적 관심사를 살피고 풀기 위한 진솔한 발언들을 쏟아내면서 오랜만에 국회가 생동감을 찾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홍영표 원내대표는 11일 국회 연설에서 노동시장의 안정성과 더불어 유연성을 높여야 한다면서 “고임금을 받는 대기업과 공공부문 정규직 노조가 3~5년간 임금인상을 자제하는 결단을 내려줘야 한다”고 호소했다. 공감이 가는 호소였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도 12일 국회 연설에서 정부정책 비판에 망설임이 없었다. 북한의 가짜 비핵화에 한미훈련만 중단됐다며 외교안보라인의 교체와 김연철 통일부장관 후보자의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 드루킹 댓글조작의 심각성을 지적하고 ‘개인과 기업의 자유와 창의를 우선으로 하는’ 헌정질서를 무시한 정부의 경제정책이 경제를 망치고 있다면서 미세먼지, 탈원전, 보 철거 등을 예시했다.

나 원내대표가 연설 중 “더 이상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달라”고 말하자 민주당 의원들이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연설중단’을 요구하는 등 거세게 항의했다. 이런 항의와 몸싸움에도 문 의장이 “아무리 말이 안 되는 소리라도 들어야 한다”면서 연설을 속개시킨 것은 국회의장으로서 할 일을 한 것이다. 귀에 거슬린다고 말을 중단시킨다면 민주 의회라고 할 수 없다.

본회의 직후 소집된 민주당 긴급의총에선 나 원내대표의 발언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다. 이해찬 당대표가 ‘국가원수 모독죄’라며 목소리를 높였고,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발언을 취소하고 사과하지 않으면 더 이상 국회에서의 협상이 무의미하다”면서 원내대표직 사퇴까지 요구했다고 한다.

민주당이 왜 이렇게 격앙된 반응을 보이는지 헤아릴 수 있지만 국정을 책임진 여당으로서 포용력을 발휘해주기 바란다. 국회에서 이런 파열음이 나오는 것은 그만큼 여야가, 특히 야당이 자신을 지지하는 국민들을 대신해서 국회에서 확실하게 정견을 개진하고 있다는 징표다. 파국으로 가지 않도록 지혜를 발휘하면서도 여야가 국민을 위한 최선의 정책을 두고 치열하게 다투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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