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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포항지진 촉발… ‘환경’ 도그마의 위험성

[사설] 포항지진 촉발… ‘환경’ 도그마의 위험성

기사승인 2019. 03. 20.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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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 포항주민들을 공포에 떨게 했던 규모 5.4의 지진이 인근 지열발전소의 물 주입으로 촉발됐다고 20일 정부연구단이 발표했다. 2016년 9월 경북 경주의 규모 5.8의 지진에 이어 포항에도 규모 5를 넘는 강진이 발생하자 우리나라가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불안감이 퍼졌었다. 그런데 포항지진이 자연재해가 아니라 인재(人災)였음이 밝혀진 것이다.

지열발전은 지하에 수 km 구멍을 뚫어 물을 주입하고 이 물을 지열로 가열해서 얻은 수증기로 터빈을 돌려 전력을 생산하는 구조다. 화석연료 발전과는 달리 매연이 발생하지 않아 ‘친환경’ 에너지로 불린다. 그런데 지열발전을 위해 주입한 고압의 물이 종전에 알려지지 않았던 단층대를 활성화시켰고 이것이 포항의 본진(本震)을 촉발했다는 설명이다.

이런 지열발전으로 인한 지진은 이미 우리나라에 앞서 지열발전을 시도했던 국가들에서 자주 나타났던 현상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더 신중하게 지열발전소 건설이 추진됐어야 했다. 전문가들의 지적처럼 지열발전으로 전력을 얻는 것도 중요하지만 입지선정부터 충분한 연구와 조사로 지진으로부터 안전한지 여러 번 확인해야 했고 또 위험 징후가 있으면 가동을 중단해야 했다.

이미 소송을 낸 포항시민들은 이번 발표에 정부의 사과와 보상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2016년 지열발전소가 시험가동된 후 규모 2~3의 지진이 2년간 63차례나 나타났지만 무리한 가동을 계속해서 이런 사태를 빚었다면서 분노하고 있다. 앞으로 손배소 참여 주민도 급속히 늘어나 패소시 정부가 세금으로 물어줘야 할 금액이 수조원대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이번 포항지진 원인조사는 에너지 정책에서 환경 도그마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지열발전이 공기를 오염시키지 않는 것은 맞지만 지각에 영향을 줘서 지진을 일으켜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고 재산을 파괴할 수 있음을 이번에 확인했다. 이는 나무를 베고 산을 깎아 만드는 태양발전이나 풍력발전 등 신재생 에너지도 마찬가지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정부가 경청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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