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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北 도발, 비핵화에 미칠 파장 경계해야

[사설] 北 도발, 비핵화에 미칠 파장 경계해야

기사승인 2019. 05. 06.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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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제목: 北 전술유도무기 발사, 끌려다니는 인상 줘선 안 돼
북한이 기어코 일을 내고 말았다. 북한은 지난 2월의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이후 남북-북·미 대화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4일 원산의 호도반도에서 미사일로 의심되는 신형 전술유도무기를 발사했다. 발사된 무기는 탄도미사일에서 발사체, 신형 전술유도무기로 계속 바뀌고 있는데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개량한 신형 미사일로 보고 있다.

발사된 무기가 신형 미사일이라면 유엔제재에 걸리고, 비핵화의 길은 매우 험난해진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는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어떠한 발사뿐 아니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관련 모든 활동을 중단한다’고 돼 있다. 북한은 제재 완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오히려 추가 제재가 가해질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북한의 고립은 더 심화될 것이다.

북한의 의도는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연말까지 지켜보고 다른 길을 가겠다고 수차례 언급한 상황이다. 판을 깰 수도 있음을 경고한 것으로 보기도 한다. 이번 도발이 ‘압박’이 될지, 비핵화 ‘회의론’을 확산시킬지는 두고 봐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고를 받고 “(김정은이)엿을 먹였다”고 분개한 것으로 보도됐다. 파장이 심상치 않을 것이다.

북한이 쏜 게 발사체든 미사일이든 문 대통령의 입지는 좁아질 가능성이 크다. 한반도 운전자·촉진자·중재자 등의 단어를 써가며 북·미 대화를 견인하려 하지만 북·미와 남북은 갈수록 소원해지고 있다. 북한이 도발을 한 상황에서 문 대통령이 미국에 제재완화나 조속한 협상 재개를 촉구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북한의 입장을 설명하고 다닐 수도 없게 됐다.

이 시점에서 북한을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의구심이 든다. 정부는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미사일’이라는 말을 쓰지 않고 있다는 비판을 듣고 있다. 대북정책을 지금처럼 북한에 끌려다니는 모습을 보여야 할지, 아니면 전면 수정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김정은이 “강력한 힘에 의해서만 평화와 안전이 유지된다”고 했는데 우리가 해야 할 말이 아닌가. 어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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