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사설] 대북 쌀지원, 정부가 국민에 잘 설명해야 한다

[사설] 대북 쌀지원, 정부가 국민에 잘 설명해야 한다

기사승인 2019. 05. 20. 18:31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북한 노동신문이 19일 “원조는 하나를 주고 열을 빼앗으려는 약탈의 수단”이라며 “원조는 발전도상나라들의 명줄을 쥐려는 제국주의자들의 지배와 예속의 올가미”라고 보도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전 통일부의 한 관계자는 “이는 정부가 최근 발표한 대북 패키지 지원책을 두고 제재의 틀을 벗어나 통큰 지원을 하라는 메시지”라고 했다.

정부는 지난 17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고 대북 쌀지원과 함께 국제기구의 대북지원사업에 800만달러 지원, 개성공단 기업인들의 공단방문 허용 등 패키지 지원책을 발표했다.

이러한 대북지원책을 보면서 이 시점에서 왜 한국이 북한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게 많은 국민들의 반응이다. 우선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한 것이 지난 4일과 9일이었다. NSC가 대북지원책을 내놓은 것은 그로부터 불과 8일 만이다. 이처럼 신속하게 지원결정을 한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둘째는 대북 쌀 지원에 북한도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북한은 한국의 쌀지원이 “생색내기”나 “시시껄렁한 물물거래에 불과하다”며 “통 크게 개성공단의 문이나 열라”고 했다. 북한의 속셈이 엿보인다. 현금이 보장된 개성공단이나 가동하라는 이야기다. 북한으로부터 이처럼 무시당하고 얕보이면서까지 쌀 지원을 해야 하는지 국민으로서 정말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셋째, 북한의 식량부족은 사실이 아니라는 보도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실제로 북한의 리경훈 법제위원은 지난 9일 열린 유엔인권회의에서 북한이 농업투자를 늘린 결과 양곡생산이 늘어나 쌀값이 떨어지고 있다고 보고했다고 한다. 북한의 쌀값은 지난해 11월 1kg에 5000원하던 것이 올해 4월에는 4000원으로 떨어졌다고 한다.

남한 도시민들은 쌀값이 비싸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효과도 없는 북한의 쌀지원이 국내 쌀값안정보다 더 중요한 것인지도 생각해 볼 일이다. 이러한 사정으로 봐서 북한은 지금 필요로 하는 건 핵개발에 소요되는 현금이지, 식량이 아니라는 게 분명해졌다. 정부는 쌀 지원 이유를 국민에게 설명해야 한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