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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現重 사태, 중재 역할 하는 시장이 삭발이라니

[사설] 現重 사태, 중재 역할 하는 시장이 삭발이라니

기사승인 2019. 05. 30.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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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제목: 현대중공업 사태, 조선산업 경쟁력 차원에서 풀어가야
현대중공업 노조가 30일에도 법인분할(물적분할) 임시 주주총회가 열릴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을 나흘째 점거했다. 부분파업을 전면파업으로 수위를 높였다. 현대중공업은 31일 예정대로 주총을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자칫 큰 무력충돌이 우려된다. 회사 측의 수차례 요청으로 경찰이 배치되기는 했지만 노조에 대해 손도 못 쓰고 있다. 모두가 걱정되는 상황이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법인분할 후 탄생할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 본사가 울산에 존치해야 한다며 삭발했다. 노조와 회사를 왔다 갔다 하며 사태를 대화로 풀어가도록 중재해야 할 시장이 삭발한 것은 노사 간 충돌을 부추길 뿐이다. 시장으로서 본사를 울산에 둬야 한다는 마음은 이해가 되지만 삭발 같은 자극적인 행동은 울산 전체를 봐야 할 시장이 할 처신이 아니다.

합병이나 분할은 회사가 알아서 할 일이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은 시너지 효과를 내 세계 조선시장의 점유율을 21%로 높인다. 경쟁력 있는 글로벌 회사가 탄생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노조 측은 회사가 법인분할되면 구조조정과 근로관계 악화, 지역경제 침체가 우려된다고 주장한다. 회사 측은 고용승계로 인원감축, 울산경제 타격은 없다고 밝혔다. 답답한 것은 정부의 역할이다. 조선산업의 운명이 걸린 문제에 주무부처인 산업통상자원부가 아무런 액션이 없다. 고용과 노조문제를 다루는 고용노동부, 치안을 책임지는 행정안전부도 메시지를 내지 않고 있다. 민간기업 일에 정부가 관여할 수 없다는 것인데 말이 되지 않는다. 국가경제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키는 문제에 정부가 방관한다는 인상을 줘선 안 된다.

현대중공업 사태는 너무 커졌다. 후유증도 클 것이다. 노조와 울산시는 본사가 울산에 남길 바란다면 대화를 해야 한다. 지금처럼 파업하고, 무력 점거해 피해를 줄 게 아니라 ‘어떤 일이 있어도 본사는 울산에 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해야 한다. 솔직히 노조의 폭력이 끊이지 않고, 총파업을 하고, 시장이 삭발한다면 무서워서라도 남고 싶겠나. 생각을 많이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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