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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치킨게임’된 한일 갈등, 美 중재가 절실하다

[사설] ‘치킨게임’된 한일 갈등, 美 중재가 절실하다

기사승인 2019. 08. 04.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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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결국 일본 아베 내각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했다. 국내외 언론들이 양국의 외교적 해결을 촉구했지만 허사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긴급 국무회의를 소집하고 일본의 조치를 “외교적 노력을 거부한 무모한 결정”이라며 “좌시하지 않겠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일본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조치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을 파기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양국의 강대강 대치로 한일 갈등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 결과 한일 양국(특히 한국)의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받겠지만 한미일 안보협력체제도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게 국내외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는 한일관계가 최악이더라도 경제와 안보 모두 심각한 위기에 처하기 전에 갈등을 풀어나갈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당장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에 적신호가 켜졌다. 일본의 이번 조치가 전해진 2일 코스피지수는 7개월 만에 2000선 아래로 떨어졌고 원·달러 환율도 연중 최고치인 1198.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한국의 실질성장률도 1%대로 추락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해졌다. 물론 일본의 닛케이지수도 공작기계 등 한국수출품 위주로 2.11% 하락하는 등 적신호가 켜졌다.

수출규제로 직격탄을 맞은 기업들이 핵심소재 확보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재고 소진 시 극심한 생산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다. 그래서 여야가 긴급 추경편성을 통한 지원에 합의했고, 정부도 부품국산화, 공급처 다변화 등의 정책을 내놓았다. 그렇지만 모두 시간이 걸리고 결과가 불투명한 임기응변으로 일본이 이번 조치를 취소하도록 이끌어내는 것만 못하다.

징용배상판결로 갈등을 겪던 한일관계가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일본의 조치로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이제 양국의 강대강 충돌은 오래갈수록 모두 엄청난 피해를 입는 ‘치킨게임’의 양상을 띠게 됐다. 그만큼 당사자가 합리적 해결을 찾기는 어려워졌고 제3자의 중재가 절실해졌다. 한미일 동맹의 유지와 강화를 위해 미국이 그런 중재자가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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