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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자사고·외고·국제고 일반고 전환, 신중해야

[사설] 자사고·외고·국제고 일반고 전환, 신중해야

기사승인 2019. 10. 15.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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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와 외국어고·국제고를 2025년까지 일반고로 일괄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더불어민주당 등에 따르면 청와대·민주당·교육부가 지난달 이 문제를 논의했다고 한다. 평가를 통해 단계적으로 자사고 등을 폐지한다는 방침이 일괄전환으로 바뀐 것인데, 교육은 백년대계인 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현재 고등학교는 일반고와 자사고·특목고로 분류되고 특목고는 다시 과학고·외국어고·국제고·예술고·체육고·마이스터고로 나뉜다. 교육부는 평가를 통해 자사고 지정을 취소하고 있다. 올해 10개 고교가 지정취소 처분을 받았는데 안산 동산고 등이 법원의 가처분 인용 결정으로 일단 지위를 유지하게 됐고, 전주 상산고는 교육부의 지정취소 부동의로 살아남았다.

자사고 지정 취소에 반발이 일자 정부는 아예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 외국어고와 국제고까지 일반고로 일괄 전환한다는 것이다. 시행령만 고치면 되기 때문에 절차상 큰 문제는 없다. 이럴 경우 과학고·예술고·체육고·마이스터고는 그대로 특목고 지위를 유지하게 되는데 형평성 문제로 외국어고와 국제고의 반발을 불러올 것이다.

정부는 자사고·외국어고·국제고를 일반고로 전환하는 이유로 고교서열화, 대학입시의 공정성 등을 들고 있다. 정부 말대로 이들 고교 출신이 서울대 등에 많이 합격하는 것은 사실이다. 성적이 우수한 학생이 입학하고, 이들을 대상으로 집중적인 진학지도가 이뤄지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지 못한 학교나 학부모 입장에서 불평등하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일괄전환은 교육의 하향평준화를 초래할 우려가 크고 분야별 전문성이나 특색이 있는 고교가 없어지는 문제점도 안고 있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 부응하는지도 의문이다. 여섯 유형의 특목고 중 외국어고와 국제고만 손보는 것도 문제다. 강남 8학군이 되살아날 것이라는 걱정도 많다. 2025년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았다. 일괄전환 같은 정책은 함부로 추진할 게 아니라 정말 신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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