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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美대사관저 난입이 ‘애국적 항거’란 말인가

[사설] 美대사관저 난입이 ‘애국적 항거’란 말인가

기사승인 2019. 10. 20.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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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의 주한 미국대사관저 무단침입이 “애국적 항거” “의로운 행동”이라는 황당한 주장이 등장했다. 한국진보연대 등은 19일 “주한 미국대사를 규탄하는 대학생들의 행동은 혈세강탈을 막고 재정주권을 지키려 한 의로운 행동”이라는 논리를 폈다. 하지만 경찰은 공동 주거침입 혐의로 9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나머지 10명은 불구속 수사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 18일 친북 성향의 대진연 회원 19명은 사다리를 타고 미 대사관저에 들어가 건물 현관을 점거하고 반미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미군지원금 5배 인상 해리스 막말 규탄한다”는 반미 플래카드를 걸고 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연행됐다. 외교공관에 무단침입한 대학생, 이를 “애국적 항거”라고 한 단체로 인해 한·미관계는 큰 상처를 입었다고 봐야 한다.

대사관저 침입에 대해 미 국무부는 “한국이 외교공관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할 것을 촉구한다”는 말로 우려를 나타냈다. 해리스 대사는 “서울 중심부에서 13개월 만에 2번째 일어난 사건으로 이번에는 시위대가 억지로 제집에 들어오려 했다”고 비판했다. 무단침입을 보고도 적극 제지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는 경찰은 뒤늦게 경비를 대폭 강화했다.

이들은 전에도 수차례 반미시위를 했다. 지난 4일에는 광화문 광장의 세종대왕상을 점거하고 반미시위를 벌였다. 올 1월에는 미국 대사관 정문에 뛰어들고, 6월 트럼프 방한 때는 미 대사관 앞에서 촛불시위를 벌였다. 지난해는 김정은 위원장의 방한을 환영하는 백두칭송위원회를 주도했다. 언제 어디서 반미시위를 할지 모른다.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혈맹인 미국 대사관저가 침입자들의 농성장이 된 것은 국가 안보와 외교에 심각한 문제다. 한·미 간에는 방위비 분담금부터 북핵협상, 남북접촉 등 현안이 있는데 반미시위를 넘어 미군철수 목소리도 커질 수도 있다. 정부는 친북·좌파·진보단체의 무분별한 행동으로 한·미관계가 파탄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대로 가면 한·미관계가 위기를 맞을 것 같아서 하는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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