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사설] 화약고 된 검찰 갈등, 이게 검찰개혁의 진실인가

[사설] 화약고 된 검찰 갈등, 이게 검찰개혁의 진실인가

기사승인 2020. 01. 20. 18:29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조국 전 법무장관 수사를 실무 지휘한 검찰 간부가 새로 부임한 부장에게 거칠게 항의하는 일이 벌어졌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한 대검 간부의 상가에서 양석조 대검찰청 반부패·강력부 선임연구관이 심재철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에게 “당신이 검사냐” “조 전 장관이 왜 무혐의냐”며 치받았다. 주변 사람들은 올 것이 왔다며 검찰의 앞날을 걱정했다고 한다.

추미애 법무장관은 이날 ‘대검 간부 상갓집 추태’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통해 검찰 간부들을 질타했다. 이어 강한 유감도 표명했다. 이와 달리 자유한국당은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심재철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심 부장의 ‘권력 농단’에 대해 특검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상갓집 사태가 검찰을 넘어 정치적 문제로 비화된 것이다.

사태의 중심에 있는 심 부장은 서울 동부지검이 조 전 장관을 기소하는 과정에서 수사를 원점에서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한발 더 나아가 조 전 장관을 무혐의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동부지검 수사팀이 “수사기록도 안 보았느냐”며 항의했고, 윤석열 검찰총장이 나서 ‘수사팀이 맞다’고 정리를 해준 일까지 있었다.

이날 사태는 최근 추 장관이 단행한 검찰 고위간부 인사 이후 새 검찰 간부와 ‘윤석열 사단’인 옛 수사팀 간의 갈등이 폭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추 장관은 지난 8일 조국 일가와 청와대 선거 개입 의혹 등을 수사하던 대검 반부패·강력부장과 서울중앙지검장 등의 인사를 전격 단행했고, 이에 검찰은 수족이 잘려 수사를 방해받는다며 반발하고 있다.

검찰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태는 내전과 흡사하다. 조국·김경수·청와대 수사를 둘러싼 갈등은 예상된 일이었다. 검찰개혁을 명분으로 정권에 맞는 검사가 중용되고, 기존의 수사팀이 해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추 장관과 윤 총장은 커피라도 마셔가며 내전을 어떻게 풀지 고민해야 한다. 이대로 간다면 화약고가 된 검찰에서 어떤 폭발이 일어날지 모른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