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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봄철 안전 산행을 위한 제언

[칼럼] 봄철 안전 산행을 위한 제언

기사승인 2018. 05. 09.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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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묵 소방청장
조종묵 소방청장
조종묵 소방청장
봄의 절정 5월이다. 산등성이까지 짙어진 푸른 숲, 골짜기마다 만발한 붉은 꽃은 상춘객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고속도로 휴게소에는 주말과 평일을 가리지 않고 등산객을 태운 관광버스가 주차장을 가득 메우고 있다.

얼마 전 한 여론조사기관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취미·문화’로 등산이 1위에 꼽혔다. 1년에 한 번 이상 등산을 해봤다는 국민이 3200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하지만 봄철 산행은 수시로 변하는 산 속 날씨로 인한 저체온증과 급경사 등 정비되지 않은 등산로에서의 실족사고, 무리한 산행에 따른 부상 등 안전한 산행을 위협하는 요소가 곳곳에 도사리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전국 소방관서에서는 매년 1만건 이상의 산악사고 출동이 이뤄진다. 최근 3년간 총 3만5985건 출동해 2만3935명을 구조했다. 이 중 일반조난 6586명, 실족·추락 4802명 등 등산객 부주의에 의한 사고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소방청은 등산객이 많아지는 봄철을 맞아 산악사고 예방과 사고발생 시 즉시 대응하기 위한 ‘산악사고 긴급구조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전국의 주요 등산로 385개소에 소방공무원과 의용소방대원으로 구성된 ‘등산목 안전지킴이’가 긴급상황에 대비하고 있고, 안전산행 캠페인 등 사고예방 홍보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국립공원관리공단 등 유관기관과도 긴급대응 공조체제를 유지하고, 지역 주민 등으로 구성된 시민산악구조봉사대도 만일의 사고에 대비하고 있다.

하지만 산악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등산객 스스로 안전수칙을 지키는 것이다. 우선 날씨가 점차 더워지고 있지만 산간 계곡은 아직까지 온도변화가 심해 산행 중 저체온증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얇은 옷을 준비하고 탈수현상에 대비해 수분을 보충할 수 있는 음료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등산 전 가벼운 스트레칭도 필요하다. 평소 운동을 하지 않다가 갑자기 등산을 시작하는 경우 뼈와 관절의 유연성이 떨어져 가벼운 충격에도 심각한 부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고령자나 심혈관계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 무리한 산행보다는 가벼운 산책이나 걷기를 권장한다. 과도한 체력이 소모되는 등산은 심장에 무리가 갈 수 있어서다.

2012년부터 2016년까지 국립공원 내에서 발생한 전체 사망사고 109건 중 심장돌연사가 60건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통계는 쉽게 보아 넘길 일이 아니다. 등산 중에 가슴을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나 답답한 느낌·호흡곤란, 그리고 어깨나 팔 등에 갑자기 통증이 느껴질 때는 심장 이상의 전조증상일 수 있는 만큼 즉각 등산을 중단해야 한다.

지정된 등산로를 이용하고 등산 도중 혹시 모를 사고발생에도 대비해야 한다. 요즘 시기에는 봄꽃이나 산나물을 채취하려다 길을 잃고 조난당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한다. 지난 한 해 등산 중 조난을 당하는 비율이 산악구조활동의 23%에 이를 정도로 지정 등산로를 이탈해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산에서는 사고를 당한 장소나 지점을 정확하게 설명하기 어려우므로 등산로에 설치된 산악위치표지판을 한 번씩 확인해 두면 위급한 상황에서 도움이 된다.

소방청이 보급하고 있는 ‘119신고’ 애플리케이션은 신고자의 위치정보를 119상황실에 문자로 바로 전송할 수 있으므로 등산을 자주 하시는 분들은 스마트폰에 설치해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안전한 산행을 위한 꼼꼼한 준비만이 산악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동계올림픽에서부터 시작된 한반도의 봄이 기적처럼 결실을 맺는 꿈 같은 계절이 왔다. 매년 어김없이 찾아오는 봄이지만 올 봄은 유난히 전국의 산하가 더욱 아름답게 다가올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소방청은 국민들의 산행이 사고로 얼룩지지 않도록 긴급구조대책 추진을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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