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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우리 집 ‘소학행’

[칼럼] 우리 집 ‘소학행’

기사승인 2018. 11. 19.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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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열우 소방청 차장
신열우 소방청 차장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작지만 확실하게 실현 가능한 행복을 추구하는 소소한 삶을 뜻하는 말이 ‘소확행’이다. 지금 유행하고 있는 이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주택화재경보기·소화기 같은 적은 비용으로 누구나 손쉽게 설치해 주택화재로 인한 사망자를 줄이는데 효과적인 주택용 소방시설이 생각났다.

화재 초기 화재경보기와 소화기 등 주택용 소방시설은 소방차 한 대에 버금가는 효과를 발휘한다. 이는 작은 불이 참사로 이어지는 것을 막아주는 소위 ‘화재 골든타임’을 확보해 인명피해는 물론 재산피해를 예방하는 효과적인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8월 1일 오전 1시 48분경 대전시 중구 소재 빌라주택 2층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가족들이 깊은 잠에 들었으나 거실에 설치해 놓은 주택화재경보기 소리에 잠에서 깨어나 신속히 대피할 수 있었다.

이 사례처럼 집안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거주하는 사람들을 신속하게 대피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주택화재경보기다. 주택화재경보기는 저렴한 가격으로 설치할 수 있고, 경보도 확실해 화재 초기에 깊이 잠든 가족들을 깨워주는데 효율적이다.

특히 귀가 어두운 노인이나 깊은 잠에 빠지는 어린이, 평소 건망증이 있는 가족과 함께 살고 있는 가정에서는 가스렌지가 있는 주방이나 거실에 설치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뿐만 아니라 주택에 비치한 소화기는 화재 발생 초기에 효율적으로 화세(火勢)를 진압할 수 있어 주택에서 갖추어야 할 필수품이다.

이미 미국(1977년), 영국(1991년), 일본(2004년) 등 국가에서는 단독주택과 4층 이하의 연립주택에 소방시설 설치를 의무화했고, 이후 화재로 인한 사망자가 절반 이상으로 줄어들어 그 효과가 입증된 바 있다.

주택용 소방시설은 인터넷·대형마트·소방기구 판매점 등에서 주택화재경보기 1만원, 소화기는 2만원 정도에 구입이 가능하다. 지난해 주택에서 발생한 화재 사망자를 분석한 결과, 149명 중 주택화재경보기가 설치되지 않은 주택에서 144명이 사망했다.

이처럼 경보기가 설치되지 않은 주택에서 특히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한 이유는 대부분 잠자는 시간대에 화재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또한 화재 초기에 발견이 어려웠고, 가연물이 타면서 생성되는 유독가스를 흡입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주택화재로 인한 인명피해의 심각성을 인식하게 됐고, 2012년부터는 신축이나 증축하는 주택에, 2017년 2월부터는 기존 일반주택에도 주택용 소방시설을 설치하도록 의무화했다.

또한 소방청은 시도 소방서와 같이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주택용 소방시설 무상보급과 대국민 자율 설치 확산을 위해 TV와 라디오 등에 대대적으로 집중홍보 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주택화재 인명피해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는 운동이 성공적으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인명피해 예방의 중요성과 국민의 참여와 협의가 무엇보다 절실하다. 주택화재에서 사랑하는 가족을 지킬 수 있는 작지만 확실한 방법! 주택용 소방시설 설치가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사실을 모두가 잊지 말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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