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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사람을 닮은’ 목재건축이 뜬다

[기고]‘사람을 닮은’ 목재건축이 뜬다

기사승인 2018. 11. 21.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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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현 산림청장1
김재현 산림청장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는 일본에서 들려오는 소식 중에서 세계인의 관심을 끄는 뉴스가 있다. 바로 도쿄 올림픽 주경기장 지붕을 나무로 짓겠다는 소식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여러 건축물을 설계한 친한파 건축가 구마 겐고씨는 자연을 콘셉트로 삼고 6만8000명을 수용하는 도쿄 올림픽 주경기장을 ‘나무와 초록의 스타디움’으로 설계했다. 그는 주변 녹지와의 조화를 강조하면서 올림픽 주경기장의 지붕을 나무로 짓겠다고 발표하면서 세계는 그가 선보일 나무 건축물을 관심의 시선으로 주목하고 있다.

이를 계기로 목재 건축에 대한 관심이 깊어지면서 많은 건축회사와 엔지니어들이 목조 빌딩을 짓기 위해 연구하고 있고 솔루션을 찾고 있다. 캐나다에서는 지난해 18층 53m짜리 대학기숙사를 목조로 완공했고, 오스트리아에서도 24층 목조주상복합 건물이 지어지고 있다.
목조 건축 업무 공간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스트레스가 줄어들고 업무 능력이 향상되고 있는 사례도 발표되고 있다. 나무가 생활 속의 소음을 흡수해서 정서적 안정을 가져오기 때문에 독일과 일본, 캐나다 등에서는 학교 폭력 예방 방지 차원에서도 학교 건물을 목재로 짓는 사업들이 확대되고 있다. 또 2011년 뉴질랜드에서 발생한 규모 7.4의 크라이스트 처치 지진 당시 목조건축물의 피해가 훨씬 적었다고 한다.

산업화 시대에 밀려난 목재 건축이 전 세계적으로 다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으면서도 지진에 강하면서도 친환경적이고 목조건축이 사람에게 가장 유익한 건축이기 때문이다.

건축재로서 목재는 철재에 비해 인장강도가 5~6배 정도인데다 압축강도도 1.5~1.6배 정도로 다른 어떤 재료보다도 탄성이 좋아서 변형 후에 다시 원상태로 회복하는 능력도 뛰어나다. 더욱이 최근에는 외부 충격에 견디기 위한 기둥과 보와 철강을 덧대고, 불에 타지 않는 내화 목재로 건물을 짓는 등 목재 건축 관련 기술도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도 목재 건축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2016년에는 경기도 수원시에 위치한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생명 자원연구부에 4층의 목조 건축물이 준공됐고, 올해는 경북 영주시 기흥신도시에도 5층 목조건물이 지어지고 있다. 또 2020년에는 경기도 광명동굴 관광지에도 100m 규모의 목구조 전망타워가 들어설 예정이다.

목재건축 바람이 불고 있는 현상은 20세기를 휩쓴 산업화의 패러다임이 유효함을 다하고 있는 최근 트랜드와도 맞닿아있다. 소확행 (소소하지만 확신한 행복), 욜로 (you only live once) 같은 최근의 트랜드는 대형화와 속도에 매몰된 지난 100년간의 산업화에 지친 현대인들이 이제는 작지만 소중한 것의 가치에 눈을 뜨고 있어서다. 건축 역시 자연과 사람이 분리되던 것에서 자연과 주변과의 조화에 눈뜨고 작은 것들에 새롭게 눈뜨고 있고, 목재는 이런 시대적 추세를 담아내는 가장 좋은 소재이기 때문이다.

나무는 인류와 가장 친근한 소재이고 가장 오래 된 친구이기도 하다. 나무는 사람과 닮아있고 사람은 나무를 닮아가기 위해 애쓰곤 한다. 목재건축은 사람이 사람다움을 찾기 위한 또 하나의 발걸음이다. 이제 콘트리트 신화 시대에서 벗어나 목재 건축의 확산에 우리 사회가 조금 더 관심을 가질 때 행복은 한발자국 가까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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