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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4차산업혁명 시대, 유통기업의 변화 방향

[칼럼] 4차산업혁명 시대, 유통기업의 변화 방향

기사승인 2018. 11. 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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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은 이화여자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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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은 이화여자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4차 산업혁명의 거대한 물결은 생산-유통-소비라는 기존 가치창출 과정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산업혁명은 말 그대로 공급의 혁명이다. 공급의 혁명은 제조업뿐만 아니라 유통산업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존 유통 기업의 가치 창출 방식으로는 더 이상 생존과 성장이라는 기업의 근본적인 목표를 달성할 수가 없게 되었다.

4차 산업혁명의 가장 큰 키워드는 초연결과 초융합이다. 인터넷을 통한 전 인류와 사물과의 초연결을 주도하는 IoT(사물인터넷)는 무한한 가치를 한계비용 없이 창출해 낼 것이다. 초융합은 이질적 가치들을 융합하여 산업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있고, 우리에게 새로운 산업의 산출물을 무한히 공급하게 될 것이다.

기술적인 변화와 더불어 환경의 변화 또한 급속하게 소비자들의 소비행동을 변화시키고 있다. 1인가구의 급속한 성장은 기업들로 하여금 변화에 맞는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의 개발 및 공급을 요구한다. 또한 고령 인구의 증가는 유통산업의 편리성과 접근성이라는 기본적인 속성을 변화시켜 나갈 것이다.

지금은 혁신의 시대다. 혁신을 하지 못하고 변화를 거부하며 전통적인 방식을 고집하는 기업은 소비자의 기억 속에서 사라지고 말 것이다. 현재 가장 큰 혁신을 이끌고 있는 분야는 유통관련 분야일 것이다. 이미 초연결과 초융합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는 없어졌고, 제조업체가 중간 유통 단계를 생략하고 온라인몰 등을 통해 고객에 직접 판매하는 D2C도 증가하고 있다.

빅데이타와 AI를 도입하여 유통의 편리성을 높이고 소비자들에게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기술 등은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경험과 거리라는 한계를 극복하게 만들고 있다. 알리바바는 이 기술을 통해 소비자들이 안방에서 뉴욕의 fifth avenue(5번가)의 쇼핑경험을 할 수 있게 만들었다. 세계최대의 온라인 유통 기업인 아마존은 알렉사로 불리는 AI를 공급하여 소비자들의 쇼핑 편리성을 높이고 있고 드론을 이용해서 2시간 내 배송을 해준다. 아마존고라고 하는 무인점포도 소비자들에게 파괴적인 혁신을 경험하게 하고 있다.

이러한 유통기업들의 변화와 더불어 소비자들의 구매행동도 바뀌고 있다. 과거의 수동적인 소비에서 능동적인 소비로 변화하고 있다. 스타벅스의 사이렌앱을 통해 주문과 결재를 동시에 하고 매장에서 픽업만 한다. 스마트폰의 앱을 이용하여 거의 모든 유통 채널을 동시에 검색하고 최적의 구매를 한다. 옴니채널을 활용하여 소비활동을 보다 효과적으로 하고 있는 것이다. 1인가구 소비자들은 집에서 나가지 않고 모든 것을 앱으로 주문한다. 배달의 민족은 해마다 엄청난 성장을 하고 있다. 라이프스타일을 창조하는 거대한 복합쇼핑몰들도 성장하고 있다. 하루 종일 대형 소핑몰에서 소비자들은 음식을 먹고, 커피를 마시고, 옷을 사고, 영화를 보고, 서점에서 책을 읽는 등의 시간을 소비한다.

4차 산업혁명의 진전은 유통산업의 경쟁구도를 유통업태 내 경쟁에서 유통업태 간 경쟁으로 급격히 변화시키고 있으며, 특히 백화점·대형마트·전통시장 등 전통적인 유통업태와 새로운 정보통신기술(ICT)로 무장해 새로 부상하는 업태 간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전망이다.

이런 점에서 유통산업이 나아가야할 방향은 명확하다. 첫째, 4차 산업혁명에서 파생되는 모든 기술들을 연구하고 필요한 것들을 받아들여야 한다. 대기업보다 상대적으로 자원이 부족한 중소유통기업과 소상공인들은 이러한 필요성을 인지하고 공동 투자 혹은 정부의 지원을 통해 중소유통형 기술들을 적극적으로 수용해야 할 것이다. 대대적인 투자 보다는 중소형에 맞는 소프트웨어 개발 등의 작은 것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둘째, 변화에 맞는 새로운 가치를 찾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공유경제를 통해 성공한 에어비앤비·우버·배달의 민족 등의 성공사례가 존재한다. 남들이 하는 방식으로의 가치창출은 더 이상 경쟁력이 없다.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유통업이 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 상생이다. 국내 유통산업에서 대중소기업 간 성장의 균형성 확보는 단순히 중소유통업의 영역을 보호한다는 차원을 넘어 국민경제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지속가능한 산업발전의 기반을 마련한다는 차원에서 매우 중요하다. 대-중소유통 기업들 간의 협업을 높이고, 서로 상생을 통해 균형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정부의 유통관련 정책의 정비가 필요하다. 유통산업의 개방으로 아마존과 같은 거대 기업의 국내 진출은 중소유통기업뿐만 아니라 대기업들에게도 커다란 위협요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유통산업의 환경변화에 대응하고 규제와 진흥 정책이 상호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방향의 미래지향적 유통산업 제도가 준비되어야 할 것이다. /박정은 이화여자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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