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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안전의인(安全義人), 당신의 용기와 행동 정말 감사해요

[칼럼] 안전의인(安全義人), 당신의 용기와 행동 정말 감사해요

기사승인 2018. 12. 28.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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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희인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 칼럼]
제천·밀양 화재 김종수·이양섭·정동화씨
서해고속도로 한영탁씨 '안전의인 영웅들'
2015년부터 37명 발굴, 2019년 재정립 계획
류희인 재난안전관리본부장 1
류희인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
새해에 대한 다짐을 한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새로운 달력을 준비해야 하는 때가 됐다. 숨 가빴던 2018년을 마무리하면서 지난 시간을 되짚어보니 감사해야 할 분들이 많다.

근무하던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하자 연기와 불길에 놀라 우왕좌왕하는 손님들을 비상계단으로 안전하게 대피시키신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사고의 김종수님. 화재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듣고 사다리차를 이용해 구조를 기다리던 이들을 구한 밀양 병원과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사고의 이양섭님과 정동화님. ·

제2서해안 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가 난 뒤에도 계속 주행하는 차량을 유심히 살펴 운전자가 사고로 정신을 잃었음을 확인한 뒤 자신의 차량을 이용해 사고 차량을 멈춰 세우고 운전자를 구해 2차 사고를 막은 한영탁님.

영화에 등장하는 그 어떤 영웅들보다 감동을 준 사람들이 바로 안전의인(安全義人)들이다.

재난안전 업무라는 것은 안전과 위험이라는 모순적인 개념과 연계돼 있다.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인 안전에 있어 사람은 매우 중요한 요소다. 그동안 재난안전관리본부장으로 근무 하면서 항상 느끼는 것은 사람은 스스로 행동하지만 그 행동에 따른 결과가 본인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그 행동의 결정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중요하다.

안전에 대한 안일한 생각과 안전을 무시하는 부지불식(不知不識) 간의 행동이 본인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도 위험하게 만드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하지만 이와 반대로 위험 속에 있는 다른 사람의 생명을 안전의 영역으로 옮겨올 수도 있다. 안전의인을 손꼽자면 두 손이 모자랄 정도다. 이런 의인들에 대한 기사를 접할 때마다 감동을 넘어 존경의 마음이 앞선다.

행정안전부는 위험에 처한 다른 사람의 생명을 구한 사회의 의인을 ‘참 안전인’이라 칭하고 있다. 재해구호협회와 함께 2015년부터 모두 37인을 발굴했다. 국민을 대신해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있다. 이들 ‘참 안전인’은 우리의 생활 속 다양한 사고 현장에서 다른 사람의 생명을 구해왔다.

이처럼 우리 주변에 숨어 있는 의인들이 존중받고 안전의 가치가 생활화되는 안전사회를 만들기 위해 2019년부터는 ‘참 안전인’ 제도를 재정립할 계획이다. 일반적인 의미의 의인과는 구별해 안전 분야에 중점을 둬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을 사전에 방지한 경우도 해당된다. 또 사고 현장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용감히 행동해 많은 사람의 생명을 구한 경우다. 많은 사람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기여한 안전의인을 발굴하고 그 의미를 함께 나눌 생각이다.

위험한 상황에서는 1초, 2초 사이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고민할 새 없이 바로 행동으로 옮겨야 하는 급박한 상황이다. 내가 얼마나 다칠지, 상대를 구할 수 있을지조차 확인하지 못하고 그 사람이 위험에 처해 있다는 사실만을 보고 나타나는 행동이 있다.

누군가는 이분들의 행동을 무모하다고 할지도 모르겠다. 우리 모두 의인과 같은 행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안전에 대해 관심을 갖고 위험에 처한 사람이 있다면 도움을 줄 수 있는 사회, 그리고 의로운 행동을 한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문화가 정착되기를 바랄 뿐이다. 사고 현장에서는 가까이 있는 사람이 가장 빠른 은인이 될 수 있다.

사람 중심의 안전문화가 정착되는데 귀감이 되는 안전의인과 안전을 실천하는 모든 분들께 최대한의 예의를 갖춰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다. “안전의인 여러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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