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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국제유가 하락과 글로벌 경기

[칼럼] 국제유가 하락과 글로벌 경기

기사승인 2019. 01. 07.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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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태희
우태희 연세대 특임교수
국제유가는 작년 10월 이후 3개월째 하락하여 최근 16개월 사이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1월 3일 현재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는 작년 10월 4일(배럴당 84.44달러) 대비 38.6% 하락한 51.86달러로 거래되었다. 그동안 사우디아라비아의 감산정책 발표, 원유재고 감소, 미국 금리 인상과 연방정부 업무정지 등으로 소폭 등락을 보였지만, 국제유가가 지속 하락한 것은 5년 만의 일이다. 2014년 하반기 미국발 셰일혁명을 견제하기 위해 중동 산유국들이 경쟁적으로 원유공급을 늘리면서 국제유가는 곤두박질쳤다. 몇 년 동안 치열한 신경전 끝에 산유국들의 적정유가는 배럴당 70~80달러(두바이유 기준) 내외인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최근 유가는 터널 장세를 벗어나는 예상 밖의 낮은 수준이다.

이번 하락세는 글로벌 경기하강으로 인한 원유수입 감소와 불확실성 증가 등 수요 측면을 주된 원인으로 봐야 할 것 같다. 국제통화기금(IMF)·경제협력개발기구(OECD)·세계무역기구(WTO) 등은 금년 세계경제 성장률과 세계무역 증가율을 하향 조정해 전망하고 있다. 지난달 듀크대학교에서 미국 기업의 최고재무책임자(CFO) 212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48.6%가 올해 마이너스 성장이 시작될 것으로 답했고, 82%가 내년 하반기 경기침체를 전망했다.

또한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이 계속 확대되고 있다. 미국 연준은 작년부터 돈 풀기 시대를 끝내고 기준금리 인상, 채권매입 축소 등으로 긴축에 나섰다. 내년까지 물가상승률(3.5%) 수준으로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이는데 금리를 올리면 소비와 투자가 위축되고 시중에 유동성이 줄게 된다. 가장 큰 변수는 미국 경제가 올해와 내년 과연 얼마나 연착륙할 수 있느냐에 달려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대로 미·중 무역협상에서 모든 주제와 분야, 쟁점을 포괄하는 합의가 2월 말 도출된다면 모를까, 앞으로도 당분간 보호무역주의는 지속될 전망이다. 더구나 최근 중국 경제의 부진 외에도, 2주 뒤 예정된 영국 의회의 브렉시트 비준 동의 여부가 불투명해 유럽발 금융 리스크에 대한 우려도 크다.

공급 측면에서도 사우디의 지도력 약화로 로드맵 이행이 쉽지 않다. 작년 5월 미국이 이란 경제제재를 발표하자 산유국들은 원유공급 부족을 우려해 생산을 늘렸다. 그런데 막상 11월 초 뚜껑을 열어보니 미국은 막판에 한국·중국·인도 등 8개국의 이란산 원유수입 예외를 허용하여 실제 감소폭은 이란 전체 수출량의 25%밖에 되지 않았다. 유가 하락이 지속되자 세계석유수출국기구(OPEC)는 하루 120만배럴 감산을 6월까지 연장하기로 했지만, 회원국이나 非OPEC 산유국들이 협조할지는 미지수다. 연초 카타르의 탈퇴로 내홍에 휩싸이면서 OPEC를 이끌어온 사우디의 입김은 예전만 못할 듯싶다.

우리나라는 작년 6055억달러를 수출하여 2년 연속 무역규모가 1조달러에 이르고, 아시아에서 세 번째로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달성도 코앞에 두고 있다. 그러나 벌써부터 반도체 수출이 후퇴하는 등 올해 대내외 경제여건이 워낙 불투명해서 기업들은 투자계획을 세우기가 쉽지 않다. 산유국들의 감산이 약속대로 이행되면 국제유가가 조만간 바닥을 찍고 반등하겠지만, 수요 부족으로 상승폭은 작을 것이고 당분간 저유가 기조가 유지될 전망이다. 경제는 심리가 중요한데, 국제유가가 적정수준에서 안정되고 수요가 살아나야 경기침체를 막을 수 있다. 이런 때일수록 세계경제의 흐름을 잘 읽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발굴하는 등 위기를 기회로 삼는 지혜가 필요하다. 글로벌 경기 하강을 앞둔 시점에서 우리 기업들의 현명한 대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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