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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브렉시트와 확대되는 세계경제의 불확실성

[칼럼]브렉시트와 확대되는 세계경제의 불확실성

기사승인 2019. 02. 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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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홍 중국국제문제연구원 유럽연구소 연구원
3월 29일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공식 발효일이다. 하지만 영국 내부, 영국과 유럽 간의 정쟁으로 인해 현실성 있는 브렉시트 방안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동안 영국과 유럽 정치인들은 지혜를 한데 모아 방안을 제시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브렉시트 연기나 아무런 합의 없이 유럽연합을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No deal Brexit) 모두 세계경제에 큰 충격을 가할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1월 영국 의회가 실시한 브렉시트 합의안 승인투표 결과는 브렉시트 협상을 새로운 교착상태에 빠져들게 했다. 유럽연합은 영국과의 소통을 이어가고 있지만, 더 이상 어떠한 양보를 하거나 협상을 재개할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테리사 메이의 영국정부는 여전히 유럽연합 및 회원국들과의 교섭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메이 정부가 제시했던 방안이 부결되면서 한층 더 강력해진 의회의 제약을 받고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메이 정부가 제시할 수 있는 카드는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노동당이 제시하는 방안도 보수당이 수락하기에는 어려운 실정이다. 이처럼 브렉시트 협상의 새로운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브렉시트 발효일은 조금씩 다가오고 있다.

브렉시트가 어떻게 진행될지 예측하기는 어렵지만 결과는 분명하다. 합의에의 도달 여부를 떠나 브렉시트 자체로 영국 경제에 큰 충격을 줄 것이다. 만약 ‘하드 브렉시트’ 상황이 발생한다면 그 충격은 더욱 강력해질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노딜 브렉시트’가 발생할 경우 영국 국내총생산(GDP)은 5~8%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11월 영국정부도 보고서를 통해 부결된 합의안에 따라 유럽연합을 탈퇴할 경우, 앞으로 15년간 영국 GDP는 영국이 유럽연합에 잔류할 경우보다 2.1% 낮고, 노딜 브렉시트 시 7.7%까지 확대된다고 밝혔다.

사실 영국 경제는 이미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의 영향을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GDP는 전월대비 0.4% 감소했으며, 이는 2016년 3월 이후 전월 대비 최대 감소폭이다. 지난해 영국 GDP는 1.4% 성장해 6년이래 최소 성장폭을 기록했다. 브렉시트는 거시경제외에도 영국 국민의 생활에 혼란을 야기할 뿐 아니라, 삶의 질도 하락시킬 것이다.

브렉시트가 영국에 가져올 경제적 손실을 개선하기 위해 영국정부는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그 효과는 제한적이다. 영국은 현재 유럽연합과 71개 국가간 체결한 40개의 자유무역협상(FTA)을 이어가려 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지난 11일 영국은 스위스와 FTA를 체결해 브렉시트 이후에도 양국이 무역특혜조항을 유지하고, 320억 파운드가 넘는 무역관계를 이어가기로 했다.

하지만 영국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진전은 여전히 느리기만 하다. 만약 어떠한 진전도 없이 영국의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화된다면, 한국·일본·캐나다 등 주요 무역상대국과의 무역협상에도 큰 불확실성을 가져 올 수밖에 없다. 또한 영국 경제와 기업에는 또 다른 충격이 가해질 것이다. 노딜 브렉시트 상황에서 영국이 대내적으로는 감세정책을 펼치고, 대외적으로는 관세를 인하함으로써 투자를 유치해 경제를 부양시키려 한다는 전망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이 지속 가능할지, 또는 유럽연합 탈퇴가 영국 경제에 가져다 줄 충격을 근본적으로 보완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여전히 큰 의문이 든다.

특히 브렉시트는 영국뿐 아니라 유럽, 더 나아가 세계경제에 큰 파급효과가 있다. 영국의 노딜 브렉시트는 일찍이 세계 경제의 최대 리스크 중 하나로 꼽혀왔다.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화된다면 현재 세계경제 전망이 낙관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불확실성은 한층 더 강화될 것이며, 세계 경기 진작에 어려움을 더할 것이다. 또한 오는 5월에 새롭게 출범하는 유럽연합에도 큰 부담을 안겨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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