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전인범 칼럼] “북한, 한·미 선의믿고 비핵화 길 적극 나서야 한다”

[전인범 칼럼] “북한, 한·미 선의믿고 비핵화 길 적극 나서야 한다”

기사승인 2019. 03. 04. 16:07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전 유엔사 군정위 수석대표
키리졸브·독수리연습 중단, 한반도 평화정착 노력 일환 다행
북한, '하노이회담 직후' 한·미 평화의 손길 가볍게 봐선 안돼
전인범 장군 1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전 유엔사 군정위 수석대표
북·미 2차 하노이 정상회담이 예상 밖으로 성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적절한 수준에서 중간 합의를 하고 완전한 비핵화를 향해 상당한 시간을 갖고 진행되리라고 예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개인문제와 남북관계를 비롯한 북한 국내 사정 등 북·미 지도자 모두 합의를 이룰 이유가 많은 것으로 관측됐다. 합의 불발의 이유는 비핵화 정도와 이에 따른 미국의 상응 조치의 차이였던 것이 분명하다. 다만 두 지도자가 웃으며 헤어졌고 추가적인 핵 실험이나 미사일 발사 등 북한에 의한 무리한 행동은 예상되지 않는다고 한다.

이러한 북·미 회담 결과가 나온 지 사흘 만에 주한미군과 한국 합참은 키리졸브(KR)와 독수리연습(FE)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발표는 많은 일반 사람들에게 불안하게 들릴 수 있다. 키리졸브 연습은 해마다 실시하는 한·미 연합 연습으로 한국과 주한미군은 물론 이들을 지원하는 전 세계 미군 자산을 갖고 있는 해외 부대와 유엔 소속국가 중 한반도 유사시 참전하기로 약속한 국가들이 참가한다. 독수리연습은 실제 많은 병력이 참가하는 훈련이다. 키리졸브는 주요 사령부의 참모부 요원을 훈련시키는 것이 주된 목적이라면 독수리연습은 실제 행동하는 부대들의 현장훈련이다. 키리졸브와 독수리연습의 전신은 팀스피리트(TS)연습과 가을에 실시하던 독수리연습이다.

◇키리졸브·독수리 연습 중단, 한반도 평화정착 노력 일환

이번 발표가 한반도 평화정착 노력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은 다행이다.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유예한 만큼 상응한 조치이기도 하다. 많은 우려가 있지만 키리졸브·독수리 연습이 중단된 것이지, 연합연습이 중단된 것은 아니다. 합참에서 발표가 있었지만 이달 4일부터 7일 간 ‘동맹’이라는 새로운 명칭의 연습이 시작된다. 규모는 작지만 한·미군의 주요 참모를 교육시키고 임무를 확인하는 목적은 같으며 한국 합참의장이나 주한미군사령관은 이들의 임무수행을 보장할 것이다.

또 이번 결정이 갑작스럽게 이뤄진 것이 아니라 한·미군 사령관들이 대안을 모색하고 토의를 거쳐 한·미 두 나라 장관에게 건의하고 양국 국방부의 세부 검토를 거쳐 내려진 결정이다. 북·미 2차 하노이 정상회담의 결과에도 불구하고 한·미 차원에서 내려진 결정이라는 사실이 중요하다. 북한에게 보내는 메시지도 매우 중요하다. 북한이 가장 거북하게 생각하는 대규모 연합 연습을 중단해 북한이 가장 위협으로 느끼는 군사 위협을 없앴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한·미의 평화의 손길을 가볍게 봐선 안 된다.

◇북한, 한·미 평화의 손길 가볍게 봐선 안돼

독수리연습이 중단된 만큼 한·미 소부대훈련은 새로운 방법으로 진행된다. 특히 미2사단이 한·미 연합사단이 돼 기존의 카투사 병사뿐만 아니라 사단 사령부는 물론 예하부대 곳곳에 한·미군이 함께 근무해 미군의 한국 이해를 돕고, 한국군에 새로운 장비와 전술·전기를 짧은 연습기간 뿐만 아니라 연중 연속으로 근무하게 되는 구조로 발전돼 있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맞는 군사연습은 융통성이 있어야 한다. 주변 위협에 맞게 연습의 강도와 범위·규모·시기 등을 조정 할 수 있는 역량이 있어야 하며 한·미군은 그러한 능력을 보여줬다. 군사대비태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지원하고 있다. 북한이 이러한 한·미의 선의를 믿고 비핵화의 길을 보다 적극적으로 갔으면 좋겠다. 북한 정권의 수호를 위해서 만든 핵무기이지만 핵무기를 평화와 교환하고 안전을 확보해야 의미가 있지 핵무기만 갖고 있으면 뭐하겠는가를 생각해 봐야 한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