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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박영선·김기문·강호갑…그리고 카르타고의 눈물

[데스크칼럼]박영선·김기문·강호갑…그리고 카르타고의 눈물

기사승인 2019. 04. 10.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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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록의 온고지신-리더들의 판단 미스가 치명적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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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록 성장기업팀장
# 로마와 카르타고의 포에니 전쟁이 한창인 기원전 212년. 지금의 아프리카 튀니지에 위치한 카르타고 원로원에서는 나라의 운명을 결정할 토론이 진행되고 있었다. 로마 본국으로 처들어간 한니발 장군의 병참 지원 요청에 어떻게 대응할지 정해야 했기 때문이다.

반 로마파는 한니발을 도와 로마에 병력을 보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었다. 온건파들은 전쟁은 우리땅이 아닌 곳에서 벌어지고 있으니 느긋하게 상황을 지켜봐도 된다고 반박했다.

긴 토론 끝에 원로원은 온건파의 손을 들어주면서 “굳이 한니발을 지원하지 않아도 된다”고 결정했다. 반 로마파도 급한일이 없는 만큼 ‘모험 할 필요는 없다’고 수긍했다. 한때 로마를 멸망직전으로까지 몰아붙였던 한니발은 고군분투 했지만 패배하게 된다. 만약 이날 카르타고 본국의 지원이 결정됐다면 역사는 다른 방향으로 흘렀을 것이다.

한나발의 패배 이후 카르타고는 로마의 대대적인 공세를 맞게 된다. 40만명의 카르타고인들이 로마군과 시가전을 벌였지만 대부분이 희생되거나 자살했다. 카르타고를 정복한 로마는 도시가 함락된 이후에 살아남은 5만명의 사람들을 노예로 팔아버리고 땅에는 소금을 뿌려 폐허로 만든다.

왜 카르타고는 한니발를 돕지 않는 잘못된 판단을 했을까. 당시 카르타고는 용병을 운영하는 국가였다. 따라서 자국민들은 전쟁의 공포에서도 자유로웠다. 더욱이 카르타고는 이전 전쟁에서 로마에게 패해 막대한 배상금까지 무는 동시에 지중해 지역의 패권까지 내준 바 있다. 한니발이 로마 본진을 휘젓고 있을 당시는 전세를 단숨에 역전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하지만 지도층의 판단 미스가 강대국 카르타고를 역사에서 지워버린 셈이다.

# 최근 대한민국의 중소기업 정부부처 및 단체·협회의 수장들이 결정됐다. 바로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 등이다.

현재 대한민국의 중소·중견기업들의 상태는 바람 앞 촛불과 같다. 최저임금 인상, 주휴수당, 거세지고 있는 노조의 움직임 등...가장 큰 문제는 경기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중소기업인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올해 경제에 전망에 대해 ‘나빠질 것’(39.0%)이란 응답이 ‘좋아질 것’(6.6%)보다 6배 가량 많았다.

전체 고용의 90% 가까이를 책임지고 있는 중소·중견기업들이 무너지면 소속 직원은 물론, 가족들까지 무너진다. 리더들의 판단 미스가 ‘대한민국의 피눈물’로 직결될 수 있다는 뜻이다.

중기부, 중기중앙회, 중견련의 수장들 무거운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이들은 기업들이 혁신 마인드로 무장해 사업에 임할 수 있게 판을 깔아줘야 한다. 때에 따라선 다른 정부부처, 정치권과도 피튀기는 싸움을 해야 한다. 그 누구보다 날카로운 눈으로 정책이 잘못되는지, 특혜가 있는지 등을 감시해야만 한다.

신산업 부문에 중소·중견기업이 새로운 플레이어로 자유롭게 진입할 수 있게 지원하는 것도 잊지 말자. 사업이 잘돼서 규모를 키울 때 더 잘하라고 응원하는 것도 이들의 몫이다.

다시 한 번 더 강조할 수 밖에 없다. 이들의 판단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잘못된 결정은 이 땅의 수많은 중소기업인들과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을 역사에서 지워버릴 수 있다. 그런점에서 이들에겐 부담도 사치다. 모두의 생존을 위해 ‘분골쇄신(粉骨碎身)’하라는 것은 지나친 요구일까?/최성록 성장기업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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