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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전통주의 가치 소통하면, 글로벌 길 열린다

[칼럼] 전통주의 가치 소통하면, 글로벌 길 열린다

기사승인 2019. 04. 2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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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오종택 대표2
오성택 한국전통주진흥협회 이사
술의 ‘맛’ 못지않게 ‘멋’에 대한 가치도 높게 평가 받는 시대가 도래했다. 전세계 ‘슈퍼리치’들의 투자 아이템으로 ‘희귀 위스키’가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 바로 그 증거다. 실제로 지난 3월 영국 부동산컨설팅 회사 나이트 프랭크가 발표한 ‘2019 부(富)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갑부들이 투자하는 사치품 가운데 최고 수익률을 기록한 품목은 지난 10년 동안 582%나 가치가 뛴 희귀 위스키라고 발표했다. 전통적 투자품목인 금이나 그림 등을 멀찌감치 따돌린 셈이다.

일례로 위스키 라벨을 제작한 유명 팝아티스트의 이름을 따 만든 ‘맥캘란 1926’ 시리즈는 13억 원이 넘는 역대 최고 위스키 경매가를 기록했다. 국내에서도 위스키로 역사상 처음으로 지난 5일 ‘맥캘란 72년 제네시스 디캔터’가 경매가 진행돼 예상 목표 금액 1억3000만원을 훌쩍 넘어선 1억5500만원을 달성해 콜렉터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바 있다.

위스키뿐만 아니라 꼬냑·와인·사케·중국의 백주 등 다른 수입주류도 높은 가치로 평가받는 제품들이 상당하다. 술을 하나의 예술품처럼, 장인정신으로 빚어낸 작품으로 세계인들이 바라보기 때문이다. 높게 평가받은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는 덤으로 따라오기 마련이다. 이에 따라 해외 주류업체들은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세계적으로 영향력 있는 마스터와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해 스토리를 입히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의 전통주 상황은 어떠한가? 높은 품질을 자랑하면서도 제대로 된 평가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관세청 통계에 따르면 전통주의 간판 격으로 꼽히는 탁주의 경우 2018년에는 2015년 대비 7% 이상 수출이 감소했다. 청주도 동기간에 44% 이상 줄었고, 약주 역시 3년 전 대비 38% 이상 물량이 감소했다. 반면, 수입맥주의 경우에는 국내 수입량이 3년 전 대비 무려 127%나 올랐고, 보드카 역시 같은 기간에 78% 더 늘었다.

그렇다고 꼭 전망이 어두운 것만은 아니다. 젊은 제조장들이 등장함에 따라 소비자의 니즈에 맞춘 새로운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고, 젊은 소비자들이 여기에 반응을 보이면서다. 온라인 판매가 허용된 점도 전통주 업계에는 도움이 되고 있다.

그러나 더 큰 부흥의 길로 가기 위해서는 전통주 제조장들의 역할이 더 필요하다. 오랫동안 계승돼온 우리 전통주의 역사와 장인정신, 그리고 최근 세계적으로 높게 평가받고 있는 문화 콘텐츠 등을 스토리로 접목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데 힘써야겠다. 또한 변화하는 시대에 발맞춰 SNS와 같은 다양한 채널 등으로 우리만의 멋을 전달할 수 있도록 소통해야 한다. 그러면 우리도 세계적인 명주와 어깨를 나란히 할 날이 올 것으로 확신한다. 우리의 전통주가 맛과 멋을 모두 갖춘 술로 인정받을 수 있는 그 날을 위해, 건배./오성택 한국전통주진흥협회 이사(설악프로방스배꽃마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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