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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지구 반대편의 친구 칠레’ 한국을 찾다

[칼럼] ‘지구 반대편의 친구 칠레’ 한국을 찾다

기사승인 2019. 04. 25.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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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균 주 칠레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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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균 주칠레 대사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이 오는 28~29일 한국을 국빈 방문한다. 2012년 3월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계기에 방한한지 7년 만이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 처음 방한하는 중남미 정상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칠레는 우리 국민들에게 와인으로 가장 많이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가 수입수량 기준으로 와인을 가장 많이 수입하고 있는 나라가 칠레다. 하지만 칠레가 여러 가지 다양한 얼굴을 가진 나라라는 것을 아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칠레의 북부 아타카마 사막은 연중 건조하고 청명한 기후로 세계에서 별을 관측하기에 가장 좋은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 세계 천문관측 능력 중 칠레의 비중은 2025년까지 70%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얼마 전 블랙홀 영상이 처음 공개될 수 있었던 것도 세계 최대의 전파망원경 네트워크인 알마(ALMA) 덕분이다.

또 칠레 남단 푼타 아레나스(Punta Arenas)는 남극으로 통하는 관문이다. 우리 세종기지가 있는 킹조지 섬으로 가기 위해서는 이 관문을 거쳐야 한다. 남극 생태계, 기후변화 등 환경연구 관련 국제협력에 있어 칠레의 중요성이 크다.

한·칠레 관계는 2004년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를 계기로 중요한 전환점을 맞았다. 칠레는 한국의 첫 FTA 체결국이다. 한·칠레 FTA는 단순히 두 나라 간 교역액을 증가시키는데 그치지 않고 문화적 소통과 교류를 통해 서로를 깊이 이해하는 친구로 발전해 나가는 토대가 됐다.

◇칠레 K-Pop 열기 상상 이상

칠레에서 케이팝(K-Pop)을 중심으로 한 한류(韓流)의 열기는 기대 이상이다. 칠레 젊은이들이 전국 각지 공원에서 케이팝 커버댄스를 연습하고 있는 모습은 흔히 볼 수 있다. 지구 반대편 칠레에서 해마다 대형 케이팝 콘서트가 열리고 있다는 사실도 놀랍다. 2017년 3월 방탄소년단(BTS) 공연, 2018년 3월 한국방송(KBS) 뮤직뱅크, 2019년 1월 에쓰엠(SM) 타운 콘서트 등 케이팝 공연장이 칠레는 물론 인근 중남미 국가 각지에서 공연을 보기 위해 온 젊은이들로 가득 찬 모습은 한국 문화가 가진 소프트 파워(soft power)를 여과 없이 느끼게 해 준다.

한·칠레 두 나라 관계는 이제 새로운 차원으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 칠레는 광업과 농업에서 벗어나 미래 신산업 분야에서 중남미의 허브 국가를 추구하고 있다. 전자정부, 4차 산업혁명 연관 미래경제, 사이버보안, 기후변화 대응이 두 나라 간 중점 협력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칠레의 신재생에너지 시장이다. 칠레는 화석연료 비중을 줄이고 탈탄소 경제로 전환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현재 칠레 전체 발전 비중에서 신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21%에 달하며 2035년도에는 60%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한국 기업의 칠레 진출도 화력발전소 건설이 주를 이뤄왔다. 하지만 최근 태양광발전 기업들의 진출이 두드러져 모두 30개 태양광발전소가 건설 중이거나 운영 중에 있다.

◇가장 멀지만 가까운 나라되는 2019년 되길

무엇보다 올해는 칠레에서 대규모 국제행사가 많이 열린다. 오는 10월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 총회,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12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5)가 하반기에 연속적으로 열릴 예정이다. 이번 피녜라 대통령의 국빈 방한과 함께 다양한 국제행사를 계기로 올해는 한·칠레 협력 관계가 특별히 기록되는 한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물리적인 거리로만 본다면 한국에게 칠레는 지구 반대편에 있는 가장 먼 나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올해 한·칠레 간 활발한 교류와 소통을 통해 두 나라 간의 마음의 거리가 그 어느 때보다 가까워지지는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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