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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헝가리 참사와 ‘나부터 실천하는 안전’

[칼럼] 헝가리 참사와 ‘나부터 실천하는 안전’

기사승인 2019. 06. 18.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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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윤경 행정연구원 재난안전실장
큰 사고나 재난 접한 뒤에야 '나의 안전 챙겨'
스스로 안전수칙 지키는 것이 '안전사회 첫걸음'
'과도한 안전의식'만이 고귀한 생명 지킬 수 있어
오윤경 행정연구원 재난안전실장
오윤경 행정연구원 재난안전실장
최근 헝가리에서 발생한 유람선 침몰사고는 각종 관광상품의 유람선 투어 프로그램은 물론이고 국내 유람선의 안전관리에 대해 되짚어 보는 계기가 됐다. 우리 모두에게도 다시 한 번 안전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 보게 했다. 매일의 바쁜 일상 속에서 ‘내가 안전하구나’ 혹은 ‘안전하지 않구나’ 라고 자각하는 일은 많지 않다. 큰 재난이나 사고를 접하고 나서야 비로소 나의 안전에 대해 챙겨보게 된다.

이렇듯 일상 속에서 안전의 가치를 체감하기란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안전을 지키기 위한 활동의 필요성을 깨닫고 참여하고 실천하는 것도 쉽게 이뤄지는 일이 아니다. 보육과 문화·복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주민이 참여해 사회적 수요를 충족시키는 활동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안전을 주제로 주민참여 활동을 이끌어 가기는 어려운 경우가 많다.

첫째, 생활 속에서 필요성을 체감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당장 생활에 직결되는 분야도 아닌데다 공동체의 활동을 통해 무언가를 만들어 가고 성과가 나타나는 다른 활동들과 다르다. 안전은 사고가 나지 않는 일상의 상태를 유지하는 활동을 해야 하기 때문에 딱히 참여할 필요성을 느끼기 어렵다.

◇‘헝가리 참사’ 큰 사고 접한 뒤 ‘나의 안전 챙겨’

둘째, 주민들의 생활 속 노하우로 생산이 가능한 다른 서비스들과 달리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김치를 담가 이웃과 나누는 일, 아이를 돌보는 일과는 달리 나와 내 이웃을 위험으로부터 지키기 위해서는 안전수칙과 행동요령을 알아둬야 한다. 그래서 안전은 어렵고 번거롭게 여겨지기도 한다. 또 안전 활동은 서너명의 작은 공동체가 만들어 가기에 어렵다. 일정 규모 이상 주민의 참여가 뒷받침돼야 위험요인을 찾고 이에 대처하기 위한 활동을 효과적이고 지속적으로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전이야말로 그 어떤 분야보다 사회 구성원 모두의 관심과 참여가 요구된다. 위험 요인은 생활 주변 곳곳에 존재한다. 이를 예방하고 사고발생 때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이 위험요인과 접점에 있는 개개인의 판단과 행동이 가장 중요하다.

2015년 유엔(UN) 재해경감기구에서 발표한 센다이 프레임워크(Sendai Framework for Disaster Risk Reduction 2015-2030)에서는 ‘위험은 개발과정에 내재된 것’ 이라는 인식 속에 다양한 사회 구성원의 참여를 강조했다. 이전에 발표된 패러다임들에서 위험을 외부 요인으로 인식했던 것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위험이 일련의 활동 속에 내재하는 것으로 바라보면서 다양한 주체의 역할을 강조했다.

◇스스로 안전수칙 지키는 것이 ‘안전한 사회 첫걸음’

우리 동네, 우리 사회, 우리 나라의 안전을 위해 모든 구성원이 노력해야 한다는 명제에는 누구나 동의하고 수긍한다. 하지만 정작 안전활동 참여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실천하지 않는다. 이 지점이 바로 대한민국의 안전의식 수준이 아닐까 생각한다. 지난 5년 간 우리 사회의 안전 가치를 높이기 위한 많은 노력이 있어 왔고 곳곳에서 안전을 이야기해왔다. 하지만 모두가 바라는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 가는 첫걸음은 나 스스로 안전수칙을 지키고고 참여하는 것임을 기억해야 한다.

2018년 통계청의 사회조사 ‘안전’ 부문 결과에서 ‘자신의 준법 수준’에 대해 72%가 ‘잘 지킨다’고 답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준법 수준’에 대해 ‘잘 지킨다’는 41%에 불과했다. 이제는 ‘나’는 잘하고 있는데 ‘남’이 문제라는 인식을 벗어나 ‘나’의 안전 의식과 행동을 찬찬히 돌아볼 때다. 헝가리 이번 유람선 참사에서 보듯이 안전은 단 1%의 위험요인도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99.9%가 안전해도 0.1%의 위험요인이 참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깐깐한 안전의식’만이 고귀한 우리들의 생명을 지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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