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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G20 오사카 정상회의 의미와 한국정부 역할 기대

[칼럼] G20 오사카 정상회의 의미와 한국정부 역할 기대

기사승인 2019. 07. 05.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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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배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거시금융실장
G20 정상회의, 보호무역주의 누그러뜨리는 역할
G20 계기, 다자·양자간 협력 더욱 공고히 하는 추세
안성배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거시금융실장
안성배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거시금융실장
지난달 28~29일 일본 오사카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렸다. G20은 외환위기 이후 1999년 주요 선진국과 신흥국의 재무장관·중앙은행장 협의체로 출발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정책공조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2008년 정상회의로 격상됐다.

G20 회원 국가들이 전세계 인구의 3분의 2와 생산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또 일련의 회의에 주요 국제기구를 비롯한 다수의 초청국가가 함께 참여하기 때문에 G20 정상회의는 명실상부한 ‘세계 경제협력의 주요 논의의 장’으로 자리 잡았다. 글로벌 금융위기나 유럽국가 부채 위기 등 국제공조가 시급했던 상황에서 G20 정상회의는 큰 힘을 발휘했다.

세계적인 위기상황이 지나면서 효용성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하지만 최근 경향을 살펴보면 G20 정상회의의 역할과 특징이 나타난다.

첫째, 글로벌 경제환경 변화에 따른 국제협력과 대응방안을 주된 논의 주제로 삼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는 금융부문의 경색과 더불어 무역과 투자 부문의 장벽이 높아지면서 세계교역의 둔화를 가져왔다.

◇보호무역주의 확산 누그러뜨리는 역할 톡톡

이 시기에 G20 정상회의는 새로운 장벽 도입을 중지하는 합의를 통해 보호무역주의의 확산을 누그러뜨리는 역할을 담당했다. 최근 무역분쟁이 심화되면서 이러한 노력이 약화되는 가운데 이번 오사카 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무역분쟁으로 세계경제가 축소 균형을 향해 치닫는 ‘죄수의 딜레마’ 상황으로부터 벗어나야한다며 G20이 다시 리더십을 발휘할 것을 촉구했다.

혁신에 따른 디지털 경제화에 대한 논의도 지속되고 있다. G20은 디지털화와 새로운 기술의 도입을 통해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하며, 안전하고 신뢰 가능한 혁신 사회, 즉 ‘인간중심의 미래사회’ 건설을 추구하고 있다. 데이터의 효과적인 사용으로 경제성장과 사회적 후생증진이 가능함을 인식하며 국경을 넘어선 정책 모색의 필요성에 합의했다. 인공지능(AI) 기술의 책임감 있는 개발과 활용이 대중의 신뢰와 확신을 제고함을 깨닫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AI 권고안을 차용한 G20 AI 원칙을 정상회의 성과물로 채택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이러한 인간중심의 미래사회를 만들기 위해 불평등과 양극화, 고령화 같은 문제들에 함께 힘을 모아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각국의 정책사례 공유를 협력의 좋은 출발점으로 제시했다. 한국의 정책사례로는 한국형 실업부조제도를 비롯한 사회안전망의 확충, 여성의 사회참여 확대와 경력단절 해소, 개발도상국의 지속가능 발전을 돕기 위한 국제개발협력(ODA) 규모 확대 등을 소개했다.

◇G20 정상회의 계기, 다자·양자간 협력 기대

둘째, G20이 독립적인 사무국을 갖춘 국제기구의 체계를 갖추지 않고 해마다 바뀌는 의장국이 정상회의를 주도하기 때문에 합의의 구속력은 떨어진다. 하지만 주요국 정상들이 정례적으로 회합을 갖고 있어 막간을 이용한 양자회담이 비교적 자유롭게 일어나면서 두 나라 간 시급한 현안이 논의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 이후 다자간 국제협의체의 무용성(無用性)이 대두되는 상황에서 G20 정상회의가 양자회담의 열린 장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은 일종의 아이러니다. 최근 G20 정상회의 공동선언문을 살펴보면 주요국의 입장 변화로 인해 보호무역주의 배격, 기후변화 공동 대응을 위한 파리협약의 준수, 국제 공조를 통한 이주난민 위기 대응과 지원 등에서 마찰이 빚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G20 정상회의 체제의 유연성으로 인해 즉흥적 형태의 양자회담과 회의 전후 정상 방문 등을 통한 양자 간 협의는 더욱 공고해지는 추세다.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무역분쟁의 당사자인 미·중 정상 간의 회동이 주목을 받았다. 또 정상회의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비무장지대(DMZ) 방문 일정이 북·미 회담의 물꼬를 다시 틔웠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띤다. 향후 G20 정상회의에서도 다자 간·양자 간 협력을 지향하는 한국 정부의 지속적인 역할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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