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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IBA, 꿈을 꾸고 이루다

[칼럼] IBA, 꿈을 꾸고 이루다

기사승인 2019. 10. 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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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 협회장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 협회장.
우리는 살면서 꿈을 꾼다. 꿈을 꾸면서 산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행복하다. 거기에 더해 꿈을 이룬다면 그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최근 대한변호사협회는 오랫동안 꿔왔던 꿈 하나를 이뤘다. 세계변호사협회(IBA, International Bar Association) 정기총회가 지난 9월 22일부터 27일까지 서울에서 개최된 것이다,

IBA는 세계인권선언이 선포되기 전 해인 1947년 설립된 전 세계 190여개 변호사협회가 회원으로 가입돼 있는 최대 국제 변호사단체다. 이번 서울 총회에서도 각국 법률제도, 법률실무관행 등 거의 모든 법률 이슈들을 망라한 300개 가까운 세션들이 진행됐다.

대한변호사협회는 IBA총회를 서울에서 개최하기 위해 오래 전부터 적극적으로 준비했다. IBA 정기총회는 1년에 한 번씩 각국을 돌아가면서 개최되는데, 대회 유치가 가능한 선진국을 50개국만 잡아도 대략 50년에 한번 정도 유치가 가능하다. 언제 대한민국에서 다시 개최될지 미지수다. 이렇게 어렵게 유치한 총회인데 북한의 핵미사일 발사 등 남북관계가 경색되면서 한때 개최장소 변경이 논의됐지만, IBA 집행부를 적극적으로 설득하는 등 많은 노력을 한 결과 서울 개최가 실현된 것이다.

IBA총회는 참가 등록비만 한명당 450만원이 넘는다. 항공료와 숙식비는 별도이니 어떤 국제행사에 비교해도 상당히 비싸다. 웬만한 변호사들은 이 정도의 비용을 지급하고 서울까지 오기 어렵다. 그래서 참석자 중 상당수가 각국 변호사회의 고위 임원들과 대형로펌 변호사, 국제 업무를 담당하는 변호사들이다. 그야말로 전 세계 사회지도층 인사가 6000명이 넘게 모인 엄청난 규모의 국제 행사가 진행된 것이다.

대한민국이 전 세계적으로 알려진 계기로 88서울올림픽을 많이 이야기한다. 서울올림픽은 대한민국의 경제발전과 국가 수준을 홍보하고 국제무대에 도약시키는 계기가 됐다. 현재 세계 12위의 경제대국이 된 대한민국은 사법시스템으로도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변호사들의 능력 또한 어느 나라에 견주어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쉽게도 이를 홍보할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 IBA 서울총회를 통해 대한민국의 선진 법률제도와 법치주의의 발전을 전 세계에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글로벌 법률시장으로 진출하는 도약대가 됐다.

실제로 참석한 많은 외국변호사들이 한국의 조직적이고 효율적인 대회준비에 감탄하는 한편, 한국 변호사들과 로펌의 우수함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 또한 해외진출에 관심 있는 많은 국내 변호사들이 전 세계의 유수한 로펌 관계자들과 만나면서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기회를 갖게 됐다.

국내의 법률시장은 이제 포화상태다. 살아남기 위해 글로벌 법률시장에 진출해야 한다. 변호사들 중 상당수가 해외시장에 진출하면 국내 법률시장의 숨통이 트이게 되는 상생효과가 생긴다. 이러한 시기에 개최된 IBA 서울총회는 하늘이 우리에게 준 좋은 기회였다.

모든 것이 완벽했던 이번 IBA 서울총회에서 아쉬운 점 하나를 꼽으라면 북한 변호사들이 참석하지 않은 것이다. 이번 서울총회를 준비하면서 북한 변호사들의 참여를 위해 많은 노력을 했지만, 최근 남북관계에 냉기류가 흐르면서 참여가 무산됐다. 그러나 남북 간의 법률교류는 통일을 위해 절대 필요하기에 앞으로도 북한변호사들과의 교류를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할 것이다. 당장 내년 9월 경 서울에서 개최되는 POLA(Presidents of Law Associations of Asia, 아시아변호사단체장회의)에 북한변호사협회 임원들을 다시 초청할 계획이다.

“대한변협이 외교부 같아요.” 요즘 대한변협과의 교류를 희망하며 역삼동에 있는 변협회관을 방문하는 많은 주한 외국 대사들과 국제변호사단체 임원들을 보면서 누군가 한 말이다. 국제행사의 유치 효과는 금방 나타나지 않는다고 하지만, IBA 서울총회의 성과가 벌써부터 가시화되고 있다. 꿈을 꾸고 이뤄가는 행복함에 가슴이 벅차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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