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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자원경쟁시대, ‘종자강국’ 위상을 높이자

[기고] 자원경쟁시대, ‘종자강국’ 위상을 높이자

기사승인 2019. 11. 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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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본 -김경규 청장님(명함)
김경규 농촌진흥청장
국산 여름딸기 ‘무하’ 품종이 미얀마에 진출한다.

농촌진흥청은 2024년까지 5년 동안 ‘무하’ 품종을 공급하기로 미얀마 농업회사 문스타그룹과 계약을 체결했다.

종묘 가격의 10% 수준인 5만 달러를 품종 사용료(로열티)로 받는다. ‘무하’는 낮 길이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고 꽃을 피우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온도가 높고 낮이 긴 열대지역에서도 10a당 2.5톤 이상 수확할 수 있다. 생산량이 현지 딸기 수확량(10a당 1톤 이하)보다 월등하다. 맛과 품질도 우수하다.

그동안 미얀마가 속한 동남아시아에서는 맛이 떨어지고 값도 비싼 외국 딸기(1kg당 2만 원 이상)가 대세였다.

‘무화’의 미얀마 진출로 세계 최고 품질을 인정받는 국산 딸기의 경쟁력을 다시 입증하고 로열티도 벌어들이게 됐다.

농촌진흥청은 2002년, 여름딸기 품종 개발을 시작해 지난해까지 ‘고하’(2007), ‘장하’(2014), ‘무하’(2015) 등 모두 10품종을 육성했다. 2015년부터 ‘고하’ 품종을 베트남에 수출해 로열티를 받고 있다.

종자산업을 성장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여러 부처 차원에서 ‘골든시드프로젝트(GSP·Golden Seed Project)’가 추진되고 있다.

골든시드프로젝트는 2021년까지 총 4911억 원을 지원해 수출과 수입 대체 전략품종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종자산업은 의약·바이오에너지·재료산업 등 첨단 기술이 융·복합된 농식품 핵심 분야로 성장하고 있다.

식량생산을 목적으로 한 ‘씨앗’ 개념에 고기능성 물질을 생산하는 기능이 더해져 첨단과학기술 상품으로 진화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종자강국으로 도약하면 종자관련 로열티를 지불하는 것에서 벗어나 수출을 통해 역으로 로열티를 받게 된다.

‘종자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라는 말이 있다. 다양한 유전자원을 보존하는 일은 미래 기후변화와 병충해·전염병에 대비하는 최선의 방책이다.

농촌진흥청 농업유전자원센터에는 농업식물 유전자원 총 26만여 점이 보존되어 있다. 이 유전자원을 활용해 다른 나라보다 앞선 작물 육종기술로 육종재료를 선발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생명공학 분야의 신물질 개발 핵심소재로 쓰일 우수자원도 발굴해 육종가에 무상으로 분양도 해왔다.

최근 10년간 딸기·프리지아 등 522품종을 개발·보급했다. 2018년 한해 로열티 절감 추정액이 77억 원에 이른다.

앞으로 눈에 보이는 표현형적 특성부터 유전자(DNA)까지 다양한 특성을 빅데이터로 구축, 분석해 수요자에게 최적의 자원을 제공할 계획이다. 올해부터 산·학·연 공동으로 ‘수요자 맞춤형 육종자원 대량·신속 발굴 기술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종묘업계를 비롯한 수요자 맞춤형 육종자원을 발굴해 종자의 산업화를 촉진하고 국내 종자산업 발전에 기여하고자 한다.

우리나라 종자산업을 외국시장 진출에 적합한 수출지향형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종자 수출확대를 위한 해외시장조사, 수출전용 품종개발과 현지화 전략지원이 강화되어야 한다.

신품종 개발은 10~20년 장기적 투자가 필요하다. 유전자원 활용부터 종자 전문인력 양성, 종자생산·가공 및 유통에 이르는 산업화를 촉진할 수 있는 방안이 요구된다.

국내 우수품종을 세계에 알리고, 종자수출을 확대하는 교류의 기회도 제공되어야 한다. 종자 수출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일이 자원경쟁시대, 종자강국으로서 우리나라 위상을 높이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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