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교정, 모든 산업품질 확보의 중요한 열쇠

이상구 한국산업기술시험원 산업표준본부 본부장

인류 역사상 최초의 표준은 BC 7000년경 이집트에서 무게를 측정하는 단위를 표준화하여 사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양에서도 진시황이 중국을 통일한 후, 가장 먼저 한 일이 도량형의 통일로 기록되어 있다. 이를 통해 표준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국가가 국가경제의 근간인 상거래의 공정성을 제공하고, 조세징수의 공정성과 편의를 도모하기 위하여 사용됐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측정표준은 국가측면에서 과학기술 및 산업발전, 공정거래 확립, 품질보증 및 기술개발 등 전 분야에 근간이 되는 국가발전의 초석이며 국력의 척도라 할 수 있다. 최근에는 각종 첨단기술의 거듭된 발전으로 1970~80년대에 비해 측정정밀도 수준이 1000배 이상 향상됐다. 하지만 이러한 성능을 최대로 발휘하기 위해서는 측정 장비의 정확한 교정은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정작 사용 기업은 그 중요성을 충분히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처음 정밀했던 기계에게도 노화는 거스를 수 없는 운명과도 같다. 예를 들어, 반도체 관련 정밀기기들은 일정기간 사용하게 되면 측정기의 정밀정확도·안정성·외부 환경·사용빈도·내구성 등 여러 가지 요인들에 의해 부정확해지는데 이를 수정 및 보완해서 오차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참값을 제공하여 주는 것이 바로 ‘교정’이다.

교정은 기업 품질 향상에 필수적이며, 교정을 거치면 제품 생산성 자체를 향상하는 데 기여한다. 교정은 제조과정과 완제품의 일관성 있는 품질 보장, 검사단계의 절차 감소, 품질보증에 소요되는 비용 절감, 재생산 주기의 단축 등의 긍정적 효과가 있다. 기업 입장에서 측정기의 3자 교정은 추가적인 비용으로 인식될 수도 있겠지만 교정을 실시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측정품질향상의 가치는 지출되는 교정비용과 비교해 여러 측면에서 투입된 비용보다 훨씬 가치가 높다.

또한 교정은 변화하는 신산업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이기도 하다. 특히, 최근에는 국내 정보통신산업의 성장에 발맞춰 안테나 관련 교정 서비스 확장의 필요성이 생겼다. 조선 및 항공산업분야에서도 대형구조물에 대한 3차원 측정에 사용되는 레이저 트렉커에 대한 교정·보정서비스 시스템 구축에 대한 요구 역시 대두되고 있어 해외 제조사에서만 시행되고 있는 교정·보정 서비스를 국내기관에서 지원 가능하도록 추진하여 기업들의 애로사항을 해소하여야 한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국내 유일 공공 종합시험인증기관인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은 지난 반세기 동안 측정표준을 보급하고, 이를 통해 측정의 정확성을 보장하여 기업의 품질과 생산성을 높이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여 기업들의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고 있다.

또한, 2008년부터 한국인정기구(KOLAS)로부터 숙련시험운영기관으로 지정받아 현재까지 40여개의 국내외 숙련도 시험을 운영 중이며, 2016년 현재 대분류 8개·중분류 36개·소분류 361개 분야에서 국내 최대 품목에 대한 교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더불어 정보통신, 조선 및 항공산업분야 등 새로운 미래 산업군에 대한 교정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매년 교정 분야 신규 지정을 확대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의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는 “측정할 수 없으면 관리할 수 없고, 관리할 수 없으면 개선할 수 없다”라는 말을 남겼다. 즉, 측정과 교정은 산업품질을 지속적으로 확보하기 위해서 반드시 수반되는 과정임을 설명한 것이다. KTL은 우리 기업들의 품질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기 위하여 측정품질의 기반인 교정기술개발, 신산업 측정기에 대한 교정설비투자, 교정시간단축 및 교정자동화로 국가산업 품질고도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