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기고] 케이블 브랜드가치의 ‘지역성’

[기고] 케이블 브랜드가치의 ‘지역성’

기사승인 2017. 02. 13. 06:3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KakaoTalk_20170123_144253910
이기용 CJ헬로비전 본부장(SO지역채널분과위원장)
세계적으로 유명한 자동차 브랜드 포르쉐(Porsche)의 철학은 ‘변화하라, 그러나 본질을 지켜라’이다. 시대와 상황에 맞게 기술적 변화를 수용하더라도 기업과 브랜드의 핵심 가치는 확실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실제로 치열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경쟁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포르쉐다움’이 유지되었기 때문에 포르쉐는 시대의 변화 속에서도 명품 반열에 오를 수 있었다.

미디어 기술의 혁신으로 방송과 통신의 구분이 없어지고 있는 유료방송시장에서 경쟁의 범위는 더 넓어지고, 경쟁의 강도 또한 더 심화되고 있다.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케이블TV 역시 전통적인 케이블 기술에서 벗어나 ALL-IP 기반의 차세대 플랫폼 구축, UHD 초고화질 방송 활성화, 초고속 인터넷 통합 등의 신기술을 도입해 빠르게 환경변화에 발맞추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혁신 과정에서도 타 매체와 구별 짓는 케이블TV의 차별적인 브랜드가치를 확립하고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유료방송시장에서 케이블TV의 본질적인 차별성은 무엇일까? 태생적으로 케이블TV는 지역사회의 공익성을 실현하기 위해 도입된 매체이다. 케이블TV는 지역 전용 방송매체인 지역채널을 통해 지역의 경제와 문화를 활성화 시키는 지역사회의 구심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왔다. 또한 단순한 정보전달이 아닌 지역사회에 밀착한 보도를 통해 지역의 이슈와 문제를 공론화시켜 해결을 모색하는 지역 언론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해 9월 12일 경주에서 유례가 없는 진도 5.8 이상의 지진이 발생했을 때, 경북지역 케이블TV는 지역채널을 통해 긴급 재난방송을 신속하게 편성했다. 500회가 넘는 여진으로 공포에 떠는 지역민들에게 꼭 필요한 구체적인 대피 경로와 대피소 위치 등 지역 맞춤형 종합 재난상황 가이드를 지속적으로 방송했다. 또한 시민이 제보한 영상과 사진, 생생한 인터뷰 등을 활용해 실시간 지진피해 현장을 공유하며 지역민들과 현장에서 직접 소통했다. 이번 경주 재난방송은 지역채널의 필요성과 차별화된 케이블TV의 공익성을 상징적으로 잘 보여주는 사례다.

현재 무한경쟁 체제로 재편되는 유료방송시장에서 지역에 기반한 케이블TV는 기업 규모의 한계를 직면하며 가입자 수가 매년 줄어드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는 곧 지역채널에 주목하는 시청자의 감소를 의미한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케이블TV는 이러한 흐름을 반전시키기 위해 창의적인 융합사업을 추진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TV가입자 이탈로 고심하던 미국 1위 케이블방송사업자 컴캐스트(Comcast)는 반도체 기업인 셈테크(Semtech)와 함께 가정의 전기와 가스를 검침하는 스마트홈(IoT) 사업을 진행하는 등 기업의 체질변화를 꾀하고 있다. 국내 케이블TV 역시 최근 4차산업혁명이라는 시대의 큰 변화 속에 신규서비스에 대한 투자를 늘리며 새로운 사업영역을 개척하기 위해 기술적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 속에도 지역성을 지키고 육성하는 케이블TV의 정체성은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

현재 케이블TV 업계는 차별성을 극대화한 지역채널 콘텐츠를 제작하고, 재난방송에 최적화된 방송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지역밀착 서비스를 강화하며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지역채널에 국한된 지역성 구현만이 아니라 다양한 융합 서비스와 활발한 지역 참여를 통해 지역사회에 대한 케이블TV 연결고리를 전방위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분명 쉽지 않은 길이지만 케이블TV는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본연의 정체성을 지키며, 동시에 미디어 혁신을 이끄는 명품 미디어로 진화할 것이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