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기고]AI 저항성 닭 개발 선택이 아닌 필수

[기고]AI 저항성 닭 개발 선택이 아닌 필수

기사승인 2017. 08. 09. 09:16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noname01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가금연구소장 문홍길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한 직·간접적인 피해규모가 1조원에 육박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밤잠을 설쳐가며 고생을 했는데 AI 때문에 막대한 경제적, 정신적 피해를 입었으니 닭 못지않게 우리도 억울하기는 마찬가지다.

문제는 AI가 특정 지역에서 일회성으로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통계에 잡히는 국가만 해도 50여 개국 이상에서 거의 매년 발생하고 있다.

대부분의 국가가 살처분 후 매몰방식을 택하고 있어 환경오염과 그 결과 인류와 다른 생명체에 미칠 수 있는 2차적인 피해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다시 말해 AI를 단순히 경제적인 측면에서만 바라봐서는 안 되며 자연과 인간 그리고 인류와 다른 생명체의 공존의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

세계 3대 과학학술지인 ‘사이언스’에 따르면 AI의 발생과 확산의 주요 원인은 야생철새이다.

계절에 따라 먹이를 찾거나 번식을 위해 이동하는 철새의 생존본능을 막을 방도는 없다.

각국이 국가차원의 방역시스템과 농장의 차단방역을 강화하고 있으나 AI 바이러스를 완전히 차단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재앙과도 같은 일이 반복될 것이며 바이러스의 변이에 의해 상황이 더 악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의 가능성, 그것이 나의 길이다’라는 나폴레옹의 말처럼 일말의 가능성만 있어도 AI를 원천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때이다.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에서는 내년부터 AI 저항성 닭 개발 연구를 착수하기로 했다.

첫째 국제축산연구소(ILRI)와 협력해 지구 어딘가에는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 자연적으로 저항성을 갖춰 진화한 계통을 찾아내고 그들과 똑같은 유전적 특성을 가진 닭을 선발해 육종할 것이다.

둘째 유전공학기술을 이용해 AI 감염과 연관된 유전자를 교정할 것이다.

유전자를 인위적으로 변형시키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있을 수 있다.

따라서 특정 유전자를 완전히 제거하거나 새롭게 삽입하는 방법이 아닌 유전자를 구성하는 수십억 개의 염기 중 한두 개를 바꾸는 유전자 가위(genome editing) 기술을 활용하고 동시에 안전성도 검증할 것이다.

물론 이러한 연구의 1차적인 목적은 AI 바이러스의 감염경로와 기전을 밝혀내 예방이나 치료제 등 AI를 근본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과학적인 수단을 모색하는데 있다.

AI 연구 역시 쉽지 않고 시간도 오래 걸릴 것이나 지금 시작하지 않으면 미래는 더 위험해 질 수 있다.

과학 또한 가능성의 예술이라고 믿는다. 완벽함에 대한 욕구나 불안감으로 옴짝달싹도 못하기보다 충분히 의미 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면 끊임없이 도전해야 한다.

그것이야 말로 완벽함에 도달하는 길인 것이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