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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스몰텐트 성공하려면

[기자의눈]스몰텐트 성공하려면

기사승인 2017. 02. 02.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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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 임유진 기자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전격적인 대선 불출마로 야권에서 언급되던 제3지대 빅텐트는 날아가 버렸지만 국민의당 주도의 스몰텐트는 현재진행형이다. 야권에선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 안철수 전 대표,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과 정운찬 전 총리 등이 제3지대론에 시동을 걸고 있다.

친박·친문 진영을 제외한 나머지 세력을 아우르는 결사체를 만들겠다는 것인데 핵심은 ‘반문(反文)연대’다. 이들이 합리적 진보를 지향하면서 극단적 이념과는 거리를 뒀단 점에서 정치적 성향이 다르다고만은 할 수 없다. 하지만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 인사들이 제3지대 깃발 아래 모여드는 것은 한국 정치사에서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특정인의 독주에 대항하기 위해 나머지 진영이 힘을 합치거나 정치적으로 딱한 처지에 있는 인사들이 국면 전환을 위해 합종연횡하는 모습은 선거철 단골 레퍼토리였다.

이에 대해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2일 “문재인 전 대표 쪽이 아니라는 공통점 말고는 ‘묻지마 연대’를 하는 것이라면 오히려 정치퇴행을 가져오는 게 아닌가”라며 “반문이라는 것은 비전이나 철학이 될 수는 없다”고 했다.

또 “정치는 비전과 철학 중심으로 이뤄져야 하는데 승리를 위한 정치공학적 접근으로 가는 게 아닌가”라며 “그렇게 해선 이기기도 힘들뿐더라 설사 이기더라도 좋은 승리가 아니라 나쁜 승리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이념과 정책 공유라는 비전 없이 ‘특정인은 안 된다’는 묻지마식 연대는 정치권의 후진적 모습이자 극복해야 할 과제 중 하나임에도 여전히 판을 치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대선주자들은 저마다 ‘시대교체’ ‘사람교체’ ‘정치교체’ 등 거대 담론을 들고 나왔다. ‘시대를 교체하고 사람을 바꾸며 정치를 새롭게 하는 일’은 가치와 이념의 공유라는 밑바탕 위에서 비전을 제시해야만 가능한 일이다. 네거티브식 이합집산이나 철학이 부재한 정치로는 결코 이뤄질 수 없다. 설령 이들이 반문연대로 대선에서 승리하더라도 차기 정부의 모습은 이들이 그토록 비판하는 이전 정부와 무엇이 다르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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